(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이수용 기자 =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빚을 내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들이는 '빚투' 열풍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9일 금감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주택담보대출 1조2천억원, 기타대출 2천억원 등을 포함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1조4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월 첫째 주(4영업일) 증가액 1조8천억원 보다 낮은 수준으로, 증가 폭이 다소 둔화됐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또 6월의 일평균 증가액은 3천100억원으로, 이달 일평균 가계대출 증가액 2천900억원 보다 높다는 것이다.

금감원에선 이달 초 일시적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한 것은 최근 주식 투자 열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진행된 게임업체 '시프트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상장 공모청약에 18조6천억원이 몰리면서 신용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지난 5일 증거금 환불일에 1조8천억원이 상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일까지 나흘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이 710조7천558억원으로, 6월 말(708조5천723억원)보다 2조1천83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5대 은행의 가계 대출이 전달보다 5조3천415억원 늘어 2021년 7월(약 6조2천억원)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는데, 일주일도 안 돼 이의 40%에 달하는 대출액이 나간 것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회복, 9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전 대출 수요, 버팀목(전세) 대출, 디딤돌(주택 구입) 대출,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정책 대출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도 급증하면서 '영끌' 수요를 늘리는 악순환이 또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처럼 주담대가 크게 늘면서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중 케이뱅크까지도 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상황에서 시장금리도 낮아져 대출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AAA'급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6월 초 3.764%에서 이달 8일 3.394%까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이를 기준으로 하는 주기형 주담대 금리도 낮아지는 상황이다.

여전히 이달 들어서도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0조1천291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5천568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3조6천206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4천680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8천761억원으로 같은 기간 980억원 늘어났다.

금감원은 "7월 가계대출 증가추이를 밀착 모니터링하며 계속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5대은행 가계대출 나흘새 2.2조↑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7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하반기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부동산·주식을 사들이는 레버리지(차입) 투자 열풍이 약 3년 만에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단 나흘 만에 2조원 넘게 불었고, 국내외 주식 투자를 위해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거나 증권사로부터 신용융자를 받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24.7.7 pdj663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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