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모범규준 적용 '첫 타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NH농협금융이 차기 최고경영자(CEO)의 면밀 검증을 위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운영 기간을 대폭 늘린다.
그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가 지나치게 짧아 심층적인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물리적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로 한 셈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수용해 현행 45일이었던 임추위 기간을 두 배인 3개월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달 중 경영승계 절차 확대 방안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게 농협금융의 목표다. 직후 이사회를 거치면 관련 논의는 내달 중 모두 확정된다.
현재 농협금융을 이끌고 있는 이석준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이를 고려하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는 늦어도 오는 10월부터 가동된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석준 회장 선임 당시에도 45일 전인 2022년 11월 14일부터 임추위 절차를 가동한 바 있다.
농협금융을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도 순차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6개월로 둔 DGB금융을 제외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의 임추위 절차는 보통 2개월 수준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30개의 핵심원칙을 담은 모범관행을 제시한 바 있다.
농협금융은 금감원 모범관행 도입 이후 경영승계 절차를 밟게 된 '첫 타자'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범관행 제시 시점에 이미 승계 절차를 진행 중이었던 DGB금융을 제외하면 농협금융이 모범관행 이후 첫 경영승계 케이스인 것으로 보인다"며 "계열사 CEO 선임 과정 등에서 지배구조 이슈를 한 차례 겪었던 만큼 모범관행을 최대한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은행·지주의 CEO 자격 평가 검증 기간이 과도하게 짧고, 평가검증 과정에서의 다양성·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이렇다 보니 농협금융 또한 외부평가 기관과 전문가 등을 활용한 심층 평판조회와 전문성 평가, 다면평가 등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회장으로서 갖춰야 할 업무 전문성과 리더십, 도덕성, 농협금융의 비전 및 가치관 공유 능력, 수익성 확보 전략, 내부통제·건전성 확보 방안 등을 집중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물리적인 검증 기간이 길어지는만큼 롱리스트 확보부터 다양한 후보군에 대한 심층적인 검증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길어진 기간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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