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추진하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만기 10년의 주기형 상품 출시를 시작했지만 실제 창구 수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세로 자리 잡은 5년 주기형에 비해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은 데다,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 추세가 본격화하면서 수요자 입장에서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의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지난 8월 초부터 2천억원 규모로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취급 중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와 은행들의 가계대출 취급 축소의 영향도 있지만, 실질적인 공급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10년 주기형 주담대 출시와 관련해선,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고, 조기 안착도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5년 주담대에 비해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향후 고금리 기조가 깨질 가능성에 베팅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장기간 금리를 묶어두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도 강해졌다"며 "이렇다 보니 고객들도 애초에 10년 주기형 상품을 선택지에 올려 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은행 10년 주기형 주담대의 금리는 4.28~5.59% 수준이다. 5년 주기형의 경우 4.19~5.49% 수준에서 금리가 형성돼 있다.

금리 수준이 10bp 차이에 불과한 셈이다.

문제는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국들이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금리인하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최근 기준금리 25bp 인하를 결정, 향후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경우 장기간 금리를 묶어두는 고정형 주담대보다는 다시 변동형에 대한 선호도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다 보니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고민 중이었던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쉽게 출시 결정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주담대 관리 기조가 갈수록 타이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10년 주기형 주담대 출시가 자칫 자원 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부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만, 금융당국은 장기 고정금리 비중 확대는 필요한 수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안정적인 가계대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고정금리 비중을 늘려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다"며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도 민간 차원의 다양한 상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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