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구조도 이행·내년 경영 포트폴리오 다각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말 국내 주요 금융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만난다.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책무구조도의 철저한 이행과 함께 가계대출 중심의 경영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필요성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 연말 5대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한꺼번에 만료되는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둔 만큼 지배구조와 관련한 이 원장의 직접적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28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번 간담회는 이 원장 취임 후 매년 진행되는 금융지주·은행 이사회와의 면담의 정례화에 따른 것으로, 지배구조와 관련한 감독·검사 방향을 설명 및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은 우선 이날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시행되는 책무구조도 적용 대상에 이사회 의장도 포함되는 만큼 이에 대한 모범적 이행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와 은행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작성한 책무 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책무구조도는 CEO 등 임원들의 직책·책무별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책임을 명시하는 문서다.
책무기술서에는 직책·직위·소관부서·주관회의체 등 임원의 정보가 담기고 해당 임원이 맡은 책무·책무 세부내용·겸직사항 등이 기재된다.
특히 이사회의 최종 감시 부담을 명확히 법적으로 규정하는 등 이사회의 내부통제 강화 기능이 핵심으로, 경영진의 견제 및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금융지주들이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하는 과정에서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의 관리·감독을 요청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 비중 확대 등 적절하게 분산되지 못한 포트폴리오가 금융시스템 불안과 경제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등의 영향으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자산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재무 안정성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이 원장은 은행들이 추진 중인 대출 관리 방안의 효과 등을 살펴보고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 과정에서 이사회 차원의 철저한 점검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말 5대 은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배구조 변화를 유도할 이 원장의 언급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국민·농협·우리은행 등에서 연달아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즉각적인 현장검사는 물론 대대적인 정기 검사를 통해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다.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원인이 경영진에도 일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이사회가 CEO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에도 부회장직 운영에 대한 폐쇄적 운영을 지적하는 이 원장의 한마디에 모두 폐지하지 않았느냐"면서 "연말 조직개편 및 인사를 앞두고 지배구조와 관련한 메시지가 있을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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