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연장해 추가 검사에 나선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재무건전성을 점검하면서 리스크 관리 미흡 사항을 발견하고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감당할 만큼의 재무 여력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할 경우 임종룡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외형 확장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기검사 1~2주 추가 연장…샅샅이 살핀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5일 종료 예정이었던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정기검사 일정을 일주일 연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어 일부 인력을 남겨 검사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필요시 일주일 정도 더 검사를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한 금융지주에 대해 반년 동안 검사를 진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금감원은 지난 6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의혹을 시작으로 6개월째 릴레이 검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기검사는 금융당국이 통상 3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경영 전반을 살펴보는 취지지만 이번 검사를 무게감이 다르다.

올해 100억원대 규모의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데 이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까지 터지면서 검사 강도가 남달라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당초 내년 예정된 정기검사를 앞당겨 실시하면서 현직 경영진까지 겨냥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된 상태다.

금감원은 금융사고에 따른 내부통제 실태뿐 아니라 손 전 회장의 부정대출 사건과 관련한 현 경영진의 개입 여부,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자본 비율 준수 등을 핵심 검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더욱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임원 회의에서 "우리금융의 내부 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재의 현 경영진이 추진하는 외형 확장에 따른 각종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터라 검사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앞서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지난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로 하고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서도 금감원과 소통하지 않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돼 금감원이 막판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 강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M&A 여력 되나…CET1비율 등 반영할 듯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우리은행의 손실흡수능력 등 자본비율 관리에 상당한 문제를 발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 연장도 우리금융이 급격하게 외형확장하는 데 있어 우려되는 재무구조적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하면서 비은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한국포스증권 인수 후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한 데다,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등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가 미흡하다고 봤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동시 인수를 위해선 적정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에 불과해 당국의 권고치인 13%를 훨씬 하회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또한 올해 3분기 기준 8%에 달한다. 이는 다른 금융지주들이 5~7% 수준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RWA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CET1비율 관리도 고전했다. 올해 들어 우리금융은 12%, 우리은행은 13.2~13.3% 수준의 CET1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주주환원 강화 차원에서 2025년 말까지 CET1비율 12.5%에 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현 추세대로라면 목표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기에다 달러강세가 지속될 경우 RWA가 늘어 자본비율 하락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른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외형 확장 보다는 내실을 챙기며 보수적 전략을 세우는 것과 달리 우리금융이 외형 확대에만 주력하는 것이 부실 위험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CET1 비율이 당국 권고치인 13%까지 갈 길이 먼 상황에서 보험사 인수 비용 부담으로 인한 자본비율 하락 우려가 있다"면서 "애초에 RWA와 CET1을 고려하지 않은 전략 자체도 금감원 검사에서 충분히 문제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림*

hjlee@yna.co.kr

(끝)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0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