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18일 오전 우리은행 대출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 중이다. 사진은 이날 우리은행 본점. 2024.11.18 mon@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윤슬기 기자 =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 검찰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현 경영진을 타깃으로 한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거취에 대한 결론이 조만간 나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책임 여부를 고려하겠다는 게 우리금융 경영진의 입장이었는데, 지난 18일 검찰이 우리금융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고, 특히 조 행장을 '피의자'로 적시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1일과 22일 이사진 간담회와 정기이사회를 잇따라 열 예정이다.
간담회에선 우리금융을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정기이사회에선 주요 안건을 공식적으로 결정할 예정인데, 조 행장의 연임 여부를 포함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정기이사회인 만큼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해 직접적인 논의가 있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최근 그룹 내 최대 현안이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의 조사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포함한 자회사 CEO 선임을 위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가동했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해 사실상 멈춘 상태다.
하지만 조 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말로 끝나는 만큼 연임이든 후보 배제든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조 행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결정이 답보 상태여서 조직 내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어떤 방식이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조 행장을 직접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 이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검찰이 임종룡 회장과 조 행장의 사무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했고, 특히 조 행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은 우리금융 입장에선 상당히 충격파가 큰 사건이었다.
결국 부당대출 사건의 당사자인 손 전 회장에 더해 조 행장까지 피의자로 적시하고, 자칫 임 회장으로까지 수사의 범위를 확대할 개연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경영 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부에선 나온다.
핵심은 조 행장 등 현 경영진이 불법대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 보고를 누락했는 지 여부인데, 조 행장이 피의자로 적시된 만큼 조만간 검찰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의 종점이 어디가 될 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조 행장을 거쳐 임 회장까지 갈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데, 이럴 경우 우리금융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까지 정기검사까지 연장해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는 데다,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놓으면서 우리금융 현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위는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를 고려하면 사외이사들이 조 행장 연임에 찬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리스크를 떠안고 가는 것은 조직 전체에도 부담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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