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우리는 50,000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We're not so far away from i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50,000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서 구체적 숫자를 거론하며, 일종의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다우지수의 지난주 마감 가격이 46,315.27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8%가량 더 뛴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보도한 외신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매우 확신에 차 있었고,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증시에 대해 내내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도 또다시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지금 매우 높은 수준에 있고, 최고치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50,000은 꽤 큰 숫자다. (그간)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면서 다시금 숫자를 강조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50,000이라는 숫자는 약 5개월 전에 나온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미국의 '해방의 날'로 증시가 비틀거릴 때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임기 중 50,000에 도달할 것"이라며 "보장한다(I guarantee that)"고 했다.

당시 다우지수는 37,800 수준이었다. 당시 나바로 고문의 말을 들었다면 투자자는 '경제적 자유'가 성큼 다가왔을 것이다.

두 인사 모두 50,000까지 간다는 근거의 핵심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에 따라 주요 기업의 미국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50,000을 제시한 날에도 "나는 8개월 만에 17조달러를 끌어왔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아무도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우리는 빠른 인허가를 내주고 있다. 공장들이 문을 열면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일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바로 고문도 대동소이하다.

뉴욕에서 근무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FOMO, 그러니까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을 자극한다고 거론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전망이 맞아떨어졌고, 수장인 대통령이 이번에 50,000까지 제시했다는 점은 투자자에 낙관적 전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증시에 더 많은 자금을 몰리게 해 단기적으로는 50,000에 도달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주요 헤지펀드 투자자도 현재의 증시가 오버 밸류에이션이지만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 1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월간 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의 58%는 글로벌 주식 시장이 과대평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주식 비중을 늘린 펀드매니저의 비율은 7개월 만에 최고치인 28%에 달했다. 이들은 다우지수가 약 7~8% 더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나바로 고문이 언급한 50,000은 현재 수준에서 8% 정도 오르면 나오는 수치다.

뉴욕에 있는 국내 금융사의 관계자는 "분위기상으로는 50,000보다도 더 높은 수준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연말까지는 큰 문제 없이 무난히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jwchoi@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