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지난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콧 베선트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기간이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일본에서 열린 기업인 만찬 행사에서 베선트 장관을 상대로 "감사하다"면서 일으켜 세운다.

그러면서 "베선트는 아주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는 텔레비전에 너무나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시장을 진정시킨다(soothe the markets)"면서 "나는 시장을 진정시키지 않는다. 때로 시장을 흔든다"고 아주 객관적으로 스스로와 베선트 장관을 평가했다.

투자자 뇌리에는 지난 4월 초의 '해방의 날', 그러니까 주요국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한 날이 떠오를 것이다. 가깝게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따른 보복 관세 예고가 스쳐 지나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그(베선트)는 시장을 진정시킨다. 나는 말했다. '스콧 들어가서 전부 정리해줘'. 그러면 그는 바로 들어가서 깔끔하게 수습한다(clean it all up). 성과도 아주 좋다"고 치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말 베선트 장관을 재무부 수장으로 낙점한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주요 보직에 대해 속전속결로 인사를 단행했지만 유독 재무장관직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베선트 장관으로 결정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베선트 장관은 해방의 날 이후 주요국에 대한 관세를 90일 유예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끌어내며 시장의 불안을 달랬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관세를 유예하면서 "국채 시장은 조금 불안해하더라"는 발언은 베선트 장관의 조언에서 나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지금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을 관철하는 데 성공했고, 베선트 장관은 그 과정의 잡음을 막으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국채 금리는 내려가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베선트 장관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선임하고 싶어 하는 듯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기업인을 상대로 한 자리에서 일어선 베선트 장관을 두고 다음의 말을 더 이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를 연준 의장으로 생각하고 있다(I'm thinking about him for the Fed). 지금쯤 언론이 '속보'를 쓰겠군"이라며 웃으며 "스콧 본인은 재무장관을 더 좋아해 그 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몇 개월 전에 정리된 일인데도 베선트 장관을 일으켜 세우며 '의장으로 지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굳이 일본에서까지.

주요 외신도 여전히 "베선트의 이름은 잠재적인 선택지로 계속 거론되고 있다"고 평가를 내린다. 충성심, 업무 능력, 그리고 텔레비전 화면발(telegenic)이 잘 받는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최고의 인물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차기 연준 의장 후보에 오른 인물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의장,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 투자책임자(CIO) 등 5명으로 좁아진 상황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충성심과 업무능력,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모(화면발) 등의 요소 중 한두 개는 부족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돌아보니 충성심이 부족했다.

베선트 장관 본인이 언급했듯 "모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렸다. 베선트 장관은 언제라도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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