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채권시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갑작스러운 '매파적' 발언에 대한 리뷰와 함께 외국인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오후 이 총재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기조의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자 가뜩이나 위축됐던 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총재는 싱가포르 출장 중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완화적 통화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이 한은의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방향의 전환(even the change of direction)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그간 줄곧 금리 인하 사이클이 유지되고 있다고 확인시켜줬던 이 총재가 1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2주 앞두고 갑자기 '방향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옵션을 꺼내 들면서, 시장은 마지막 보루까지 잃어버린 듯 요동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반도체 슈퍼 사이클, 코스피 활황, 과열된 수도권 주택시장, 달러-원 환율 급등 등 최근 급변한 모든 대내외 여건이 금리 인하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로 인한 위축된 투자심리가 시장 전반에 팽배했고, 최근 크레디트시장에 대한 우려 확산과 수급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국고채 금리는 우상향했다.
그 과정에서 일각의 금리 인상 우려까지 일부 녹아들면서 금리 레벨이 크게 높아진 상태였는데, 이 총재가 '방향 전환'까지 언급하자 실망감과 함께 최악의 가능성까지 가늠하고자 하는 불안 심리가 커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는 전일 급약세에 대한 기계적인 되돌림 움직임이 나올 수 있지만, 이미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없다면 금리 하단을 유효하게 낮추기가 어려울 수 있다.
다만 국고채 3년물 및 10년물 금리가 각각 2.9%, 3.2%를 넘기는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인데, 현 기준금리(2.5%) 수준에서 금리 동결을 가정한다면 다소 과도해 보이기는 한다.
우선은 전일 3년 및 10년 국채선물을 5거래일 만에 모두 팔아치웠던 외국인이 계속 순매도 움직임을 이어갈지도 예의주시하려는 심리가 강할 듯하다.
외국인은 통상 금통위를 앞두고 통화정책 전망에 따라 베팅에 나서곤 한다.
오후 중에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이 발표된다.
최근 3주 연속 상승폭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예 '마이너스(-)'에 도달해 가격 하락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유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
간밤 미국 국채 시장은 전일 휴장 이후 ADP의 고용 데이터 부진이 하루 늦게 반영되면서 강세 압력을 받았다.
국제유가도 4% 넘게 급락해 채권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강세에 일조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 넘게 급락하며 배럴당 60달러선이 붕괴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 원유시장이 내년 소폭의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전망을 수정한 영향이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2.3bp 내린 3.5720%, 10년물 금리는 4.7bp 내린 4.0710%를 나타냈다.
이르면 오전 아시아장 중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셧다운)'를 끝내기 위한 임시 예산안에 대한 하원 표결 결과가 전해질 수 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산안에 서명하면 셧다운은 해제된다.
이날은 수능일을 맞아 국채선물시장은 한 시간 늦은 9시 45분에 개장한다.
정오경 한국은행은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최신 가계대출 동향을 확인해볼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오전 중 11월 재정동향을 발표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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