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달러-원 환율 동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 우위 수급 불균형이 지속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가파른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 주식 매도는 달러-원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데 데이터에 드러난 것보다 이탈 추세가 한층 더 거세게 펼쳐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조단위 블록딜 사례를 배제하면 보름여 동안 외국인의 매도 규모만 1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1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 정규장에서 1,470원선을 터치하며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9월 말 1,400원선 위에 안착한 달러-원 환율은 10월에 1,420원에서 1,440원대에 머물다가 이달 들어 가파른 오르막을 걷고 있다.

강달러, 엔화 약세 흐름과 함께 달러 매수로 쏠려 있는 수급 불균형이 달러-원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가 눈에 띈다.

통상 외국인 주식 매도는 커스터디 매수로 이어져 달러-원 환율을 밀어 올리는데 최근 매도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매수 압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8일 이후 12거래일 중 10거래일 동안 주식을 내다 팔았다. 매도 규모가 무려 8조2천억원을 상회한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반짝' 순매수로 돌아섰는데 그 규모가 1조3천억원가량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날 순매수는 2조원 규모 일회성 블록딜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이를 배제하면 당일 외국인은 주식을 6천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12거래일 동안의 순매도 규모는 10조2천억원을 넘어선다.

당시 블록딜은 삼성가 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주식을 매도하면서 이뤄졌다.

총 매각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데 해외 기관들이 물량을 대거 받아 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른 외국인 매수가 31일 반영되면서 순매수도 데이터가 장 마감 이후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대규모 블록딜 역시 환전을 수반하지만 이로 인한 달러-원 환율 하락 압력은 두드러지지 않았고 11월로 접어들면서 달러-원 환율은 가파른 상승 흐름을 탔다.

약 보름 동안의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10조원 이상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2020년 3월 한 달 동안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2조5천억원 정도였다. 가깝게는 지난 4월 순매도 규모가 9조3천억원가량이었다.

이는 최근 나타난 외국인 증시 이탈이 역대급으로 달러-원 환율에 상당한 파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이런 가운데 서학개미도 미국 주식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10조원어치 넘게 내다 판 기간에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약 30억9천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어림잡아 4조원을 넘는 규모다.

내국인, 외국인 구분 없이 막대한 달러화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 상승을 기대하며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풀지 않자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태세다.

한 은행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계속되고 있어 커스터디 매수가 나온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딜러는 "서학개미 환전이 꾸준한 분위기"라며 "투자 수요가 계속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0월 31일 삼성가 블록딜 추정 거래 데이터

 

10월 28일 이후 투자자별 유가증권시장 거래실적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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