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통화옵션 RR25 1개월·3개월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70원을 터치하며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통화옵션 시장에서는 여전히 원화 약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달러-원 통화옵션 리스크 리버설(R/R) 지표는 지난 9월 말부터 플러스(+) 값을 유지하고 있다.

13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FXO 일별(화면번호 2294)에 따르면 1개월물 달러-원 옵션의 25% 델타 R/R(RR25)은 지난 12일 0.203%를 기록했다. 같은 날 3개월물 RR25는 0.328%를 나타냈다.

RR25는 시장 심리와 잠재적인 시장 움직임을 측정하는 지표로, 양수가 나오면 달러-원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함을 시사한다. 음수가 나오면 그 반대 방향이다.

같은 날 연합인포맥스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2일 장중 한때 1,470.0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9일 고점(1,487.60원)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일별 추이

환율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소화하며 장중 1,460원 중반대에서 진정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원화 약세는 대부분 대외 요인에 기인한다며,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이 지속할 경우 당국이 개입할 의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달러-원은 익일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한때 1,469.90원까지 반등하며 상단을 재차 테스트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미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얼마나 변동성이 더 지속돼야 (개입을) 한다는 뜻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이는 원화가 약세로 더 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 참가자들은 수급상 쏠림이 발생하면 달러-원이 일시적으로 1,480원대까지 오버 슈팅(과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현재의 흐름을 종합하면 환율의 방향성이 위를 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점을 더 높일 여지는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리스크 리버설이 플러스 영역이라는 것은 콜옵션 거래가 더 많다는 의미"라며 "현재 시장이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을 높게 전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환율이 고점을 다 봤다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작년 계엄 사태 당시처럼 공격적인 롱베팅이나 지난 4월처럼 급락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최근 변동성이 커진 점은 다소 이례적이긴 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환율이 고점을 더 높일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1,480원대를 뚫고 위로 더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거주자 해외투자의 급격한 확대로 추가 원화 약세 베팅이 발생했다면서 "미국과의 금리 차이 축소 등 펀더멘털과의 괴리 속에 수급이 쏠렸다"고 관측했다.

그는 "이렇게 환율이 레벨을 한 단계 높인 상황에서 다음 유의미한 상단은 계엄 당시의 전고점 1,480원"이라며 "이미 주요국 대비 원화의 약세 압력이 상당히 누적된 만큼, 상단에 근접할수록 레벨 부담과 함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점점 커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jykim2@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3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