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있다. 2025.11.19 scoop@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1,480원선을 위협하던 달러-원 환율이 7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포지션플레이에 나서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장대비 4.70원 내린 1,472.4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연장 야간거래 시간대에는 한때 1,464.50원까지 저점을 내렸다.

앞서 달러-원은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상승세를 타고 1,470원 중후반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오는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과, 외환당국이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추가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맞물리면서 과열된 롱심리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그동안 달러인덱스가 하락해도 환율은 안 내려오는 분위기였는데, 레벨이 워낙 높아진 상태라서 조금만 내려도 '오늘 빠지나 보다'라는 심리가 강하게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당국은 외환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4일 기획재정부의 외환당국 실무진이 주요 수출기업의 실무급 재무담당자들을 만나 수급 개선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외환 수급 주체와 협의해 환율에 과도한 불확실성이나 불안정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틀 뒤인 지난 21일에는 기재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외환당국이 장 초반 수급 쏠림을 완화하고자 외환시장협의회(외시협) 소속 9개 증권사 외환 담당자들을 긴급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이후 기재부는 지난 24일 언론공지를 통해 기재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이 4자 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구윤철 부총리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추가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4자 협의체와 관련, 국민연금을 환율 안정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전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위적인 환헤지가 되레 기금 수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4자 협의체가 추진할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포지션플레이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의 한 외환딜러는 "연기금의 환율 방어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많은 상황"이라며 "당장 이것을 재원으로 특정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달러 수요가 강한 만큼, 방향을 잡기 힘든 장"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외환딜러들의 포지션플레이는 외환당국이 어떤 추가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따라 방향성이 뚜렷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연금뿐 아니라 서학개미 등 개인·기관의 달러 매수세도 고려할 부분이다.

달러-원이 하락할 경우 수입업체가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4자 협의체와 관련해 국민연금 환헤지 비중의 확대, 전략적 환헤지 조건의 변경 혹은 완화,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 증액 및 연장 등 3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면서 "실제 조치는 지켜봐야겠으나, 당장 시장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연금만이 아닌 개인과 기관의 수급"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8월 기준 국내 해외주식 투자 총 잔액 중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1%수준으로 추정된다"며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에 투자한 이상의 금액을 개인 또는 기관이 보유하고 있어 수급 불안이 당장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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