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총재와 같은 날 발언…"통화정책 기본적 기조 변경은 아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대차대조표를 조만간 다시 확대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핵심 당국자들의 발언이 잇달아 나왔다. 내달 1일부로 종료되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QT)가 실행에 옮겨지기도 전에 방향 전환이 사실상 굳어지는 양상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로베르토 페를리 시스템공개시장계정(SOMA) 매니저는 12일(현지시간) 뉴욕 연은에서 열린 미 국채 콘퍼런스에서 "어느 시점이 되면 SOMA 포트폴리오를 늘리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오늘날 아는 바를 고려하면 아마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연은의 SOMA 매니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시를 받아 연준의 통화정책 실행을 지휘하는 자리로, 대차대조표 관리 역시 그의 소관이다. SOMA는 연준이 매입한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이 담긴 계정을 가리킨다.
페를리 매니저는 "종합적으로 볼 때, 높아진 머니마켓 금리와 스탠딩 레포(SRF) 이용 증가, 지급준비금 풍족도 지표의 변화는 지준이 더 이상 넘치지(abundant) 않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진단했다.
이날 앞서 페를리 매니저의 상관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같은 행사에 나와 동일한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윌리엄스 총재는 "대차대조표 전략의 다음 단계는 지준 수준이 풍부한(ample) 수준에 도달했는지 평가하는 게 될 것"이라면서 "그때는 풍부한 지준을 유지하기 위해 점진적 자산 매입을 시작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레포시장의 지속적인 압력과 지준이 넘치는 수준에서 풍부한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증가하는 신호들을 고려할 때, 풍부한 지준 수준에 도달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QT가 종료되면 대차대조표의 크기는 유지되더라도 지준 잔액은 계속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대차대조표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인 현찰화폐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레 증가하는 게 주된 이유다.
이로 인해 지준 잔액이 목표로 하는 '풍부한 수준'을 밑돌기 전에 다시 지준을 확대한다는 게 연준의 현재 방침이다. 이는 경기 부양을 위해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여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는 양적완화(QE)와는 다른 조치다.(지난달 15일 송고된 '[ICYMI] 美 머니마켓 우려에 QT 종료 가시권…'Not-QE'는 언제' 기사 참고)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대차대조표 재확대는 "통화정책의 기본적 기조가 변화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페를리 매니저도 같은 언급을 했다.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미국 은행시스템의 지준 잔액은 약 2조8천519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이 주시했던 3조달러 선은 지난 9월 하순경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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