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1년 이내 단기 채권시장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 발언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닌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높은 금리지만 거래가 원활히 체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경색 상황까지는 아니란 의견에 힘이 실린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수익률(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CD 91일물 금리는 전일 9bp 급등한 2.70%로 고시됐다.

유통시장서 단기 구간의 약세 기류는 더 강하다.

경남은행이 발행한 잔존만기 91일 CD는 전일 오후 2.91%에 거래됐다. 만기가 70일로 더 짧은 신한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도 2.91%에 거래 체결됐다.

하루 전(12일) CD 고시금리(2.61%)보다 30bp나 높은 수준이다.

1년 만기 전북은행 CD는 전일 저녁 2.960%에 거래되는 등 하루 종일 빡빡한 흐름이 이어졌다.

A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단기금리가 이 정도로 오르진 않는다"며 "이 총재 발언에 신용경색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근 채권시장 불안에 단기 구간으로 피했던 투자자들의 손실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B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단기채권으로 몰아놨던 사람들의 손실이 클 것"이라며 "연내 만기 도래하는 CP들의 경우 소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레고랜드 사태의 재현 가능성을 문의도 늘고 있다.

단기 금리가 빠르게 치솟자 한국 채권시장에 큰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신용경색까지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 평가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CD 발행 시 3%를 제시했던 투자자들이 거절당하고, 2.9% 수준에서 발행이 된 것을 보면 신용경색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통화정책 기대가 빠르게 조정됐는데 CD가 이를 응축했다가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22년과 달리 유동성과 크레디트 관련 시스템 리스크로 보고 있진 않다"며 "다만 IRS시장은 CD를 준거금리로 삼는데, 이를 통해 매수하려는 외국인들의 투자세를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 관련, "2주 뒤 상향 조정 가능성(upside potential)이 있다"며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에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우려를 반영하며 지난 12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하루 만에 9bp 급등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CD91일물 고시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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