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성, 내년 플러스 전환에도 회복 속도 더딜듯

선행지표는 건설수주만 호조…"착공 연결 원활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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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지만, 유독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수주 개선에도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건설투자 회복 속도가 더딜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선행지표 흐름을 보더라도 건설수주만 호조를 보일 뿐 건축착공면적 등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건설기성(불변)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0% 감소했다.

지난 1분기(-21.2%)와 2분기(-17.4%)에 비해 감소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부진의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다른 경제지표는 3분기 들어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8%, 3.1% 늘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1년 전보다 각각 1.5%,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관세 인상 여파에도 수출 역시 지난 3분기 6.5%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지표 흐름을 반영해 지난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며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건설투자 회복 속도 등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라는 진단과 동시에 건설투자는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문제는 내년 이후에도 건설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일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KDI는 건설투자가 올해 9.1% 급감한 뒤 내년에는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건설수주의 개선이 실제 공사로 이어지는 데 차질이 생기며 건설투자 부진 완화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건설경기 선행지표로는 건설수주와 함께 건축허가면적, 건축착공면적 등이 주로 언급된다.

이 가운데 건설수주는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착공으로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건설투자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KDI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심사 강화와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수주가 착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안전 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공사 기간도 확대되면서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선행지표 추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3분기 건설수주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5% 급증했다.

지난 1분기(1.1%)와 2분기(-5.4%) 증가율과 비교하면 뚜렷한 반등세다.

하지만 3분기 건축허가면적과 건축착공면적은 1년 전보다 각각 5.6%, 4.2% 줄었다. 두 지표 모두 올해 들어 3분기째 마이너스다.

건설투자 부진이 내년까지 장기화할 경우 고용 등 경기 후행지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책당국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 감소는 청년 고용 한파로 이어지면서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18개월째 하락하는 원인 중 하나로도 지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설업과 청년층 등 취약 부문의 고용난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고용 회복을 위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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