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A로 젊은층 틈새 공략…중국계·신흥 플랫폼 경쟁은 난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대표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서 그 배경과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일본 현지에 자회사 'TS Information & Technology Japan Co., Ltd'(가칭)를 이달 중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출자 금액은 한화 15억 원으로, 토스증권이 100% 소유하는 형태다.
사실상 미국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진출이다.
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일본 시장에서 젊은 신규 투자자를 겨냥한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초기에 소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일본 현지에 자회사를 설립한 후 본격적인 사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증권이 일본 시장에 진출한 배경에는 일본 자본시장 활성화가 꼽힌다.
대표적으로 일본 정부는 지난해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Nippon Individual Savings Account)'의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하고, 비과세 보유기간을 무기한으로 확대하면서 세제 혜택을 크게 확대했다. 이에 전통적으로 현금 및 예금 비중이 높았던 일본 가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유입하는 상황이다.
일본 증권업 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NISA를 통한 주식 및 투자신탁 매입액은 56조 엔(약 521조 원)에 달한다. 이미 일본 정부가 2027년 말에 목표한 투자액을 넘기면서 NISA 성장세가 가파르다.
반면 일본 증권사들은 기존 기성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창구 영업에 의존하면서 모바일 플랫폼(MTS) 환경을 빠르게 변화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고액자산가 등 자산 규모가 큰 고객을 기성세대가 차지하다 보니 신규 젊은 층에 친화적인 플랫폼 환경으로 개선할 만한 유인이 크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이러한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핀테크 기업이 편의성을 앞세워 일본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홍콩 시장의 '토스증권'이라 불리는 푸투 홀딩스(Futu Holdings)는 온라인 증권사 및 핀테크 기업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사용자들이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활용해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마찬가지로 토스증권도 한국 시장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한 경험을 살려 일본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토스증권은 미국 내 '토스증권 US'가 브로커딜러 라이센스를 획득하면서 미국 주식 거래를 직접 중개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일본 시장 진출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견해도 제기된다.
이미 다양한 핀테크 및 온라인 증권사가 먼저 진출해 경쟁이 치열하고 젊은 층 투자자 규모가 한정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한국계 창업자가 참여한 '우드스탁스클럽(woodstock.club)'의 경우 소셜 기능을 결합한 투자 플랫폼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우드스탁스클럽의 경우 단순 매매 기능을 넘어 트위터와 유사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용자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서로의 매매를 투명하게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현지 증권사만 해도 워낙 많다"며 "미국 증시에 특화한 플랫폼도 이미 자리를 잡고 있고 젊은 투자자 풀이 크지 않다. 토스증권이 한국에서처럼 빠르게 성장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보다 일본의 시장 규모 자체가 크다"며 "한국에서만 서비스해서는 한계가 있으니 해외로 나가는 방향은 맞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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