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은행권을 밑도는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에서는 가계대출 영업 확대가 어려운 만큼 예대율 목표를 맞추는 수준에서만 예금 금리를 관리할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화면번호 4425)에 따르면 전일 최고우대금리 기준 은행의 12개월 단리 예금 평균 금리는 2.7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71%였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은행권의 금리보다 오히려 4bp(1bp=0.01%포인트)나 낮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의 1년 예금금리는 지난 6월 말 기준 평균 2.98%였지만 5개월 사이 27bp 내렸다. 같은 기간 은행의 예금 금리는 2.60%에서 2.75%로 오히려 15bp 올랐다.

통화정책 등 시장 금리에 크게 커플링 되는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의 조달 금리는 영업 환경에 더 영향을 받는다.

저축은행에서는 여신 영업이 어려운 만큼 조달 창구를 늘릴 유인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통상 은행권과 저축은행의 신용 차이로 조달 금리는 1%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을 못 늘리니 예금을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신용대출 규제 때문에 예금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금리를 내리면서 과도한 머니무브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연간 경영계획 목표 수준으로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몇몇 저축은행에서는 예금 금리를 연말 높이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몇 주만 0.1%포인트만큼 예금 금리를 높이면 3천억~5천억원 수준으로 수신이 늘어난다"며 "필요하면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예금 금리를 낮추면서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적금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체 수신 대비 적금 비중은 미미해 기존 고객이 이탈하는 걸 막을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업권에서는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이 내년 상향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본다.

저축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는 예보료율은 0.40%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예보료율을 상호금융권 수준인 0.20~0.2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저축은행에서는 예보료율이 현재보다 높아진다면, 추가 비용 측면에서 수신을 미리 늘려 놓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저축은행과 달리 은행권에서는 다음 달 증권사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출범과 증시로의 머니무브 방어 차원에서 예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1년 만기 'AAA'급 은행채 금리는 전일 기준 2.781%로 6월 말(2.562%) 대비 22bp가량 올랐다.

4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 중 1년 예금 금리는 신한은행이 2.95%로 가장 높았다. 은행 전체 평균(2.75%)을 웃돌고 있다.

전체 은행 중에서는 SC제일은행이 3.20%로 1년 예금 금리가 가장 높았다.

전북은행과 케이뱅크는 각각 2.93%, 2.88%를 보이고 있고,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Sh수협은행은 모두 최고우대금리 기준 2.85%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은 2.51%로 은행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정기예금 금리를 보였다.

AAA 등급 1년 만기 은행채 2025년 민평금리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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