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작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단 한 번도 기관 투자자의 '러브콜'을 받아본 적 없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시장 친화정책을 들고 나왔다.

2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유암코는 3년물로 1천억~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내달 초 발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을 선정했고 지난 18일 '킥-오프 미팅'을 열었다.

유암코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기존에 진행하던 과정과 달라 업계의 시선을 끈다.

일단, 유암코는 투자자의 눈에 들어올 금리를 제시키로 했다.

대표주관사와 논의하는 희망금리밴드 상단은 개별민평금리에서 4bp 가산한 수준이다. 최근 기관 투자자의 선호를 받는 우량물의 금리대다.

물론, 최근 금융당국이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민평금리 밑으로 제시하지 말라고 한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4bp 가산한 유암코의 결정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지난 9월 회사채를 발행할 때도 유암코는 정확히 민평금리 수준을 희망금리밴드 상단으로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에도 '총액인수'를 활용하는 만큼 민평금리 수준을 내놔도 상관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꼐 유암코는 오는 27일 주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설명회(IR)를 열어 접촉을 시도할 예정이다. 투자자의 목소리를 듣고 적극적으로 반영해보겠다는 뜻이다.

이는 과거의 행보와 상당히 대비된다.

유암코는 작년 4월 이후 6번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단 한 번도 오버부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인수단에 주는 수수료가 1년물이면 4~6bp, 2년물이면 10bp에 그치는 등 회사채 시장 '대표 짠돌이'로 평가받는 유암코는 투자자를 상대로 항상 낮은 금리를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작년 7월과 9월 수요예측에 들어온 기관 투자자는 '0'. 같은 해 11월과 올해 6월 발행분은 미달됐고, 9월에는 다시 '0'이었다.

심지어 유암코는 올해 1월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과 1~2bp의 발행금리를 두고 마찰을 벌인 끝에 회사채 발행을 철회하기도 하는 '초강수'도 둔 바 있다.

수요예측제도가 도입된 이후 총 6번의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는데 단 한 번도 시장의 선호를 받지 못했던 셈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유암코의 증권신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기다려봐야 한다(웃음)"면서 "시장 눈높이에 맞춰 금리를 제시한 만큼 수요를 채우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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