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내년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증권사의 한 채권인수 담당자는 28일 이같이 전망하면서 "내년 초 차환 시점보다 앞서 발행될 회사채의 물량을 잡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를 뜻하는 테이퍼링이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리 상승을 우려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회사채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의 금리는 최근 한 달 새 각각 14bp와 23bp 오른 상황이다.

특히, 회사채 시장의 전통적인 '빅 이슈어'로 꼽히는 SK그룹과 LG그룹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이미 몇몇 계열사는 증권사와 발행시점 관련 논의를 벌써 마치고 입찰참가요청서(RFP)를 12월 말 또는 1월 초에 돌릴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과 LG그룹이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를 맞는 회사채는 총 3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대기업의 자금 담당 임원은 "국고채 금리가 올라가면 신용 스프레드도 확대된다"면서 "발행금리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금을 하루라도 일찍 조달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하면 투자 측면에서 장점도 있지만, 기업의 재무적 펀더멘털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또 그동안 CP(기업어음)를 활용해 자금을 충당하던 곳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환을 서두르고 있다. 차입금을 장기화해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금리가 상승기인데 시장의 예상대로 내년 3~4월 사이에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더욱 치솟을 것"이라면서 "주요 재무ㆍ자금 담당자들로부터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같은 분위기를 타고 내년 1분기 회사채의 물량이 크게 늘어 공급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면 발행사가 생각보다 금리를 낮추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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