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시아 정보기술(IT) 하드웨어(HW)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오는 28일 아시아 HW 기업에 초점을 맞춘 주식형 공모펀드를 출시한다.

소프트웨어(SW)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고, 각종 규제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측면을 고려해 HW 기업을 한데 묶은 것이다.

담당 운용역인 서윤석 미래에셋운용 팀장은 "SW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아시아 HW 업체가 없으면 미국 IT 기업도 존재할 수 없다"며 "SW 업종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HW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들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HW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SW 대비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특히 아시아 HW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챗GPT와 같은 기술은 반도체 인프라와 같은 HW 서비스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커플링 되는 측면이 있다.

이에 아시아 각 국가에서 강한 반도체, 2차전지, 인공지능(AI)·로봇과 관련한 기업을 펀드에 편입할 예정이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의 아시아 HW 기업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은 2차전지, 일본은 무라타와 같은 소재나 로봇 업체 중심이다.

IT 하드웨어 기업에 집중한 데는 소프트웨어 기업 대비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측면도 작용했다. 일례로 중국의 알리바바나 텐센트, 바이두 같은 SW 중심 기업은 지난 2년간 중국 당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규제로 매출 감소와 주가 하락을 겪었다.

외신에 따르면 빅테크 기업 규제의 여파로 지난해 중국 벤처기업을 향한 투자도 30% 이상 감소했다.

한국의 네이버나 카카오는 정부의 플랫폼 규제 리스크가 촉발될 당시 주가 하락을 겪기도 했다.

출시 시기를 5월로 한 것은 반도체 불황의 바닥이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공식적인 반도체 감산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2분기 중 바닥을 보인 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 팀장은 "삼성전자도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실적이 올라오며 시장도 같이 상승할 것"이라며 "HW 업체들은 베타가 커 코스피 벤치마크 펀드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자금이 이동, 상대적으로 주식형 공모펀드는 감소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5310)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조2천831억원(모펀드 제외) 감소했다. 반면 올해 들어 국내 채권형 ETF의 설정액은 4조원가량 늘었고, 주식형 ETF는 약 1천억원 줄었다.

주식형 ETF에서는 반도체 등 기술기업 테마형의 상장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최초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투자 ETF를 상장한 후 일주일 만에 순자산 1천200억 원을 넘어섰다.

KB자산운용의 비메모리 반도체 섹터 ETF는 올해 들어 67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수익률은 28%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ETF 시장에 대응해 기술 기업을 테마로 한 주식형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지난 3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을 커버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서 팀장은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이 부진해도 ETF와 같이 일명 '엣지' 있는 펀드를 단독 출시하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TF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모펀드가 살아남으려면 결국 엣지있고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며 "특정 섹터나 분야에 집중한 테마가 있는 섹터 펀드를 내야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PEF 사모펀드 기업로고
편집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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