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10조원대 글로벌 헤지 펀드 운용에 금융과 인공지능(AI) 퀀트를 접목한 펀드매니저. AI퀀트를 기반으로 KB자산운용·KB증권의 다이렉트인덱싱 출시의 일등 공신인 AI퀀트의 아버지.
김홍곤 KB자산운용 인덱스퀀트 운용본부장은 그간 AI와 퀀트, 펀드매니저로서의 궤적을 합쳐 투자와 공학을 융합해왔다.

◇ 경우의 수 무한대 포트 구성…"편집 권한 있는 리밸런싱 ETF"

17일 김 본부장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이렉트인덱싱은 편집 권한이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라며 "정량적 AI퀀트를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ETF를 만들어 몇 개월 단위로 리밸런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KB운용은 KB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다이렉트인덱싱 엔진(알고리즘)인 '마이포트'(MyPort)를 출시했다. 자산운용사 중 처음이다.

260여개 정량 요소에 스케일 조정까지 더하면 가짓수가 무한대인 개인화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2천400여개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이 대상이다.

김 본부장은 "PBR은 0.1~2.3배만, 배당률은 3% 이상 등 투자자 스스로 스케일을 조정해 구성이 가능하다"며 "기존 ETF에는 선호도를 반영할 수 없었지만, 특정 종목을 제외하면 포트 내 비중 조절도 자동으로 반영되며 매매 시 50개 종목까지 2~3초 만에 일괄 매수된다"고 설명했다.

◇ "10조원 포트 퀀트 모델링 구축…유전자·카오스 이론 투자에 접목"

매니저로서의 경험과 AI퀀트 이론을 투자에 접목하는 것은 그만의 무기다. 김 본부장은 AI 기반 주식투자 최적화 모델링으로 펀드 목표 수익률과 변동성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자동 구성하고 운용해 왔다.

25년 이상 기관 대상 매니저로 일해온 그는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출시하며 리테일 비즈니스에도 발을 딛게 됐다. 현재 KB운용에서는 사모와 공모를 합해 500여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석사로 재무학을 공부한 김 본부장은 1990년대 중반 미국 교환학생 시절 미국 파생상품 딜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때 금융과의 연이 시작됐다. 이후 국내 파생상품 개화 시절인 1998년 삼성증권에서 주식과 선물·옵션 간 차익거래 운용역으로 첫발을 디뎠다.

그는 "초창기에는 주가지수와 같은 수익률을 추종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했다"며 "이후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퀀트 모델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퀀트 운용의 시작은 우연한 계기였다. 신입사원 당시 통계와 경제를 안다는 이유로 한 임원이 모델을 짜게 시켰고, 그는 퀀트 기반 트레이딩 모델을 만들게 됐다.

그렇게 만든 퀀트 모델에서 계속 좋은 성과가 났다. 그렇게 50억원, 500억원 규모로 시작한 운용 규모는 점점 늘어나, 2년 만에 퀀트 운용으로만 5천억원을 담당하게 됐다.

이는 글로벌 헤지 펀드를 운용하며 10조원대의 포트폴리오 구조를 자동화하는 퀀트 모델링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후 김 본부장은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로 터를 옮겼다. 그곳에서 100여개 국가의 글로벌 주식형 펀드를 환 헤지(hedge·위험 분산)하며 운용하기 위해 퀀트 모델링을 업그레이드해 나갔다.

그는 "알리안츠에서 100여개국 글로벌 헤지 펀드를 한 번에 관리해야 했다"며 "유럽, 인도 등 환율이 다 다른 상황이라 10개 정도는 가능했지만, 500개 정도 사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퀀트를 더 적극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홍콩 아시아 에셋 매니지먼트로부터 아시아최고 주식펀드매니저,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자금 운용으로 최고 수익률을 달성하며 중기부 장관상을 수상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퀀트의 한계점을 넘어서고자 연세대에서 AI 공학 박사를 취득하며 실무와 학문의 융합을 도모했다.

김 본부장은 유전자 알고리즘과 카오스 이론 등을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유전자 알고리즘은 생물의 진화 과정을 기반으로 한 최적화 탐색 방법으로 염색체 내에서 열성인자를 버리고 우성인자를 찾아가는 방식을 차용한 알고리즘 기법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만능은 아니지만 포트폴리오 구성과 수익률 반영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며 "유전자 알고리즘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짜고 카오스 이론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등 재무, 투자, 수학, 생물, 우주공학 이론이 AI에서 투자와 연결될 때 경제학 베이스의 액티브 퀀트 운용과 답이 달라지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 '나도 네 걸로 짜고 싶다'…"NLP로 정성 분석·AI퀀트 후학 양성"

김 본부장의 주요 고객은 국민연금, 주택도시기금, 연기금풀, 노란 우산 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과 대형 생보사, 손보사 등이다.

그의 20여년의 퀀트 운용 노하우가 집대성된 다이렉트인덱싱에 연기금 관계자는 회의에서 "우리도 그거 쓰면 안 되냐, 나도 네 걸로 포트를 짜고 싶다"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기도 했다.

투자자와의 소통에 더해 학계 인맥과도 연구 분야를 공유하며 AI와 퀀트 등의 산학 융합을 교류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자연어 처리(NLP)를 활용한 포트폴리오의 후행적 관리도 열심이다. 소셜미디어(SNS)나 사업보고서를 NLP로 분석해 정량적 AI퀀트에 정성적 요소를 더해 개별 종목의 톤을 읽어내는 것이다.

그는 연세대 공학대학원 겸임교수이자 정보대학원 객원교수로 대학원 대상의 AI 핀테크 트랙을 가르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여의도 펀드매니저 중에는 그의 박사 과정 수업에 참여한 제자도 있다.

"AI와 퀀트, 디지털 자산이 융합되는 새로운 투자 문화를 열어가는 데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분야에 정통한 후학을 더 양성해나가고 싶어요."
김홍곤 KB자산운용 인덱스퀀트 운용본부장
출처: KB자산운용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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