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업계에서는 일본 증시의 섹터별 투자 추천 등 관심이 느는 분위기다.

2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1,33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1월 25,661선 대비 약 22% 증가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최근 들어 세미나에서 일본 관련 문의가 증가했다"며 "특히 개별 종목보다는 섹터 별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로봇·반도체 유망…"내수 위주 경제 정상화 주목"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는 탑다운으로 살피되 업종별로 눈여겨봐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증권거래소 등은 최근 경제 부흥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며 증시도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견조한 어닝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기시다 정권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부흥과 내수 공급망 충족을 위한 반도체 투자 활성화를 벌이고 있다.

[그래픽] 주요 반도체 업체 일본 내 신설 공장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가 300억엔(약 3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일본 요코하마시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시제품 라인을 만든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페이스북 tuney.kr/LeYN1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대만의 TSMC, 미국의 IBM·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일본에 입점과 투자 등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른 일본 정부의 지원금도 나오고 있다.

일본 금융청과 도쿄거래소 등은 상장 기준을 재편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기업에 주주 환원정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강제성이 없음에도 일본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 입장에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측면의 좋은 평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7.4%까지 늘렸다.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대만 기업보다는 일본 기업이 매력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여태까지는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일본이 재탄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며 여러 기업이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이나 설비 투자 등 생산성 향상을 선도하고 있다"며 "대다수 기업이 최근 임금 인상을 했고 온 나라가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올 하반기에는 일본 디플레이션 정상화에 따른 내수 위주 업종인 철도, 항공, 도소매, 은행주 등의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전통 강자인 로봇과 공장자동화 등도 강세를 띨 예정이라며 대표주 중 오므론을 언급했다. 이어 "하우스에서도 작년부터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는 로봇 섹터가 부상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도 3월까지는 내수 위주의 리오프닝주, 금융 정책과 관련한 금융주 그리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PBR이 낮은 상사 주의 퍼포먼스가 좋을 것"이라며 "IT나 경기 소비재는 모멘텀에 따라 소부장 관련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구원들도 일본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테크, 경기소비재, 자본재 등을 중심으로 기업이익 반등 가능성을 지켜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외국인들은 일본 증시의 이익 모멘텀이 개선될 때 순매수 기조를 예외 없이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 위기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된 미국,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본 선호가 자금 유입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YCC 정책 수정·엔저 완화…"엔화 베이스 미 국채 투자 ETF도 관심 커"

다만 일본 증시의 강세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의 연속성 확인과 BOJ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에 이르는 일본은행(BOJ)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수정 등에 따른 증시 하방 우려가 있다.

검증 단계에 들어간 BOJ의 초금융완화 정책이 상대적 긴축으로 돌아선다면 일본 증시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 수 있다.

30년간의 일본 디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장단기 금리차를 조작하는 YCC 정책이 최근 이뤄졌지만, 올해 물가 상승률이 오르고 있어 YCC 수정이 언급되고 있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와 YCC 정책의 수정은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10월 달러-엔 환율은 150엔대를 보이다 최근 130엔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지속적인 약세를 보인다.

엔저 상황에서 달러-엔 환율 레벨의 완만한 상승은 내년 1분기 외국인 수급에 일시적 하방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몇몇 일본 수출 대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로도 번질 수 있다.

반대로 시장에서 YCC 정책 변경은 완화 정책 그만두는 긴축이 아니라, 일본 경제의 회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채윤 연구원은 "YCC 폐지는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는 일본 경기의 정상화와 회복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며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있을 수 있지만 긴축으로 돌아선 것을 경기가 좋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 ETF 중 엔화 약세 수혜를 받는 주가지수 연동형 상장지수펀드(ETF)나 엔화로 미 국채에 투자하는 ETF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엔화 베이스의 미 국채 투자 ETF 등에 기관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본 증시가 국내와 달리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적고 100주 단위로 거래해야 해 직접 투자의 매력은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국내 상장한 일본 증시 관련 ETF나 공모펀드에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버스형을 제외한 일본 주식형 ETF 5종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7%대다.

지난달 기준 일본 펀드 31개의 올해 들어 평균 수익률은 16%를 넘어 북미를 제외한 해외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높기도 했다.

[그래픽] 일본 닛케이지수 추이
(교도=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일본 대표적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가 19일 전날보다 234포인트(0.77%) 오른 30,808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거품경기 시기인 1990년 8월 이후 3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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