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펀드 명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명가'로 나아가고 있다.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액은 최근 5조원을 넘어섰다. 업계 4위의 주요 ETF 플레이어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력의 중심엔 올해 초 한투운용에 합류한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이 있다.

남 본부장은 2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적립식 투자 수단에 이어 조합에 필요한 ETF를 만들어 가는 시대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정된 리소스를 효율화하기 위해 디지털 툴을 구축해 리서치 시간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기간등락(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한투운용의 ACE ETF 순자산총액은 65.78% 급증했다. 1조원 이상 순자산액을 보이는 주요 운용사 중 올해 들어 신한자산운용(111.51%) 다음으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ETF의 순자산액은 25.79% 늘어났다.

한투운용의 ETF 시장점유율(M/S)은 올해 초 3.76% 수준에서 4.94%로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새 디지털 툴 기획…"업무 디지털화로 리서치에 더 집중"

ACE ETF의 성장세의 숨은 주역인 남 본부장은 퀀트 트레이더 출신이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남 본부장은 미국에서 퀀트 트레이더 생활을 거친 뒤 한화자산운용에서 퀀트리서치팀, 글로벌주식운용팀 등에서 일했다. 한화운용 채널마케팅본부에 CPC기획팀 부장으로 일하며 연금 총괄 등을 맡았다. 한화운용 퀀트 리서치 당시 ETF 상품 개발을 전담, 고배당 ETF를 개발하기도 했다.

올해 1월 그는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이사 사장의 '고객 전문가'(A client exepert) 철학에 공감하고 한투운용으로 옮겼다.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고 도움 되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그는 먼저 디지털화에 집중했다. 고객의 투자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개발된 디지털 툴은 5월부터 사용되고 있다.

남 본부장은 이전에는 퀀트를 운용하는 데만 사용했다면 이를 조직관리나 리소스 배분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디지털 툴을 통해 운용자산(AUM)의 변화부터 개인과 기관의 매수 트렌드, 국내 ETF 관련 기사 등의 수치와 정보를 매일매일 받아보고 있다. 심지어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어떤 ETF 관련 콘텐츠가 나오는지, 제목과 댓글 내용까지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구축했다. 자체 디지털 툴 구축으로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30% 정도 단축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남 본부장은 "ACE ETF를 보유하고 있는 공모펀드의 목록 등 트렌드와 AUM, 수익률 등을 한눈에 비교해 어느 쪽을 보강할지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이전에 탐색과 검색 시간 등에 할애되던 시간을 단축해 리서치 시간으로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액티브ETF 위원회로 부서 관계 없이 집단지성 활용

한투운용은 올해부터 '액티브ETF 위원회'를 신설해 각 본부에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제한 없이 집단지성을 활용해 투자자를 위한 좋은 액티브 ETF를 만들겠다는 배 사장의 아이디어다.

ETF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ETF 관련 부서뿐 아니라 다른 사원이 개진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올해부터 이를 주관하고 있는 남 본부장은 각 본부장과 15개로 나뉜 항목을 정량 평가한 뒤 이를 대표이사에 최종 보고하고 있다.

지난 5월 상장 후 순자산액이 1천400억원 넘게 는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ETF도 이 방식으로 세상에 나왔다. 테슬라 ETF는 1,792%의 증가율로 올해 들어 전체 ETF 중 증가세 2위를 기록했다.

남 본부장은 "상품화가 가능한지, 고객 수요가 있는지, 시장성이 있는지 등을 보고 있다"며 "선정이 되지 않으면 서운해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로 모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TF운용본부장으로서 LP(유동성 공급자) 증권사와 소통하고 ETF를 모니터링하며 호가를 줄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TF는 유통시장에 거래되는 만큼 호가가 크게 벌어지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남 본부장은 "호가가 벌어지고 있으면 매수하려다가도 팔 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작용한다"며 "업계 최상위권 운용사만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LP 증권사와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상품만큼 리뉴얼도 중요…"자금이동 이면 파악할 것"

그는 해외 주식형 ETF를 눈여겨보고 있다. 올해 나란히 순자산액 증가 1~3위를 기록한 종합채권, 미국30년국채, 국고채10년 등 채권형 ETF에 대해서는 아직 신상품 계획이 없다.

남 본부장은 "주주환원에 대해 투자자들의 움직임뿐 아니라 제도적 움직임도 있어 거버넌스에 관한 관심이 매우 클 것"이라며 "기존에 있는 ETF를 잘 관리하자는 차원에서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로 ETF 이름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일 ETF 출시는 보수 경쟁으로 이어지는 만큼 새로운 ETF 출시도 중요하지만, 기존 상품을 잘 관리하며 리뉴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실제 한투운용은 지난 3월 30일 ACE 차세대가치주액티브를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로 종목명을 바꿔 운용전략도 함께 변경했다. 지난 11일에는 ACE 미국배당다우존스를, 5월에는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 ETF의 종목명을 변경하며 올해 총 3가지 ETF의 종목명을 변경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
출처: 한국투자신탁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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