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주담통'.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최근 유행인 이것은 주식 담당자 통화의 약자다. 주식 담당자와의 통화 내용을 인터넷상에 올려 개미 군단이 공유하는 것이다.

이 주담통이 애널리스트와 기업설명(IR) 담당자들에게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8일 한 포털의 모 카페에는 주식 담당자와 통화, IR, 주주총회 후기 등이 인터넷상에 여럿 공유돼 있다. 주담통만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SNS) 계정도 있다.

커뮤니티의 목적은 주식시장의 정보 불평등 해소다. 종목 IR담당자와 통화한 후 작성자들이 통화 내용을 날 것 그대로 올리는 방식이다.

"주식 담당자와의 통화 내용을 있는 그대로 잘 표현했다면 투자자에게 매우 유용할 것 같다"는 증권사 한 연구원의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과거부터 투자자들은 일명 '주담(주식 담당자)'들과의 통화로 궁금증을 해소해 왔다. 개별 종목의 종목토론방에는 주담들과 통화한 내용을 올리는 이는 과거에도 있었다. 개인 투자자 주식 열풍이 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부터는 좀 달라졌다. 특정 주담통만을 게시하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발해진 것이다.

주담통이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보완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정보 사이트라고 치켜세우는 곳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진짜 궁금해하는 구체적인 기업 관련 이슈 등에 대해서 현실적인 답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 담당자와 통화를 한 뒤 내용을 공유하는 행태에 우려 섞인 반응을 보내는 곳도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IR을 섭외해 기관 투자자와의 단체 미팅을 컨퍼런스콜로 연다. 이때 초대받지 않은 투자자들이 접속번호를 파악해 동의 없이 녹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암묵적으로 녹음해 올리겠다는 사전 동의 없이 콜을 진행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동의 없이 내용을 올리는 것은 법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애널리스트와 IR 담당자의 소통 창구였던 콘퍼런스콜의 비밀번호가 지인 등을 통해 유출되면서 초대받지 않은 개인들이 들어오자, 최근 기관 투자자, 기업 담당자, 애널리스트들은 화상 회의 플랫폼인 줌(ZOOM)과 같이 보안이 강화된 방식을 사용한다.

IR과의 대화가 동의 없이 게재되면서 기업의 부서별 수익성 등 민감한 정보가 가감 없이 유통되는 등 기업 IR담당자와 통화한 내용을 주주들이 카페나 블로그, 동영상 웹사이트 등 SNS상에 올리는 사례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기업 한 IR 관계자는 "아무래도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에게 재무 정보 등 더 상세한 내용을 공개한다"며 "개인들에게는 공개될 수 있는 선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궁금한 걸 묻는 경우보다 주가 하락에 대해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 주최 IR 등에 참여할 수 있게 개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한편에서는 이런 정보 비대칭성 해소가 불법 리딩방 등 다른 형식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이어질지도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사 한 리서치센터장은 "주담과의 정보로 영향력을 키운 뒤 리딩방을 통해 정보를 주는 식의 유인책이 우려된다"며 "선량한 개인 투자자를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구독 서비스 등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담과의 통화 내용 게시 활성화가 부작용 없이 기관과 개인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할지 증권가는 주목하고 있다. 기업은 점점 개인 투자자를 위한 소통 창구 확대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융부 한상민 기자)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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