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고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로 부동산 투자업계가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그중 스폰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인 한화리츠는 고금리 리스크에도 공모가를 웃도는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저금리 시기와 달리 높은 금리에서 자금이 조달돼 상대적인 리파이낸싱 리스크가 낮다"며 "10~20년 장기투자의 저위험·중수익 관점에서 안정적인 배당을 제공해 연금 상품에도 알맞다"고 말했다.

리츠는 반복적 매입·매각으로 수수료 수익을 추구하는 부동산 펀드와 달리 안정적 운용을 통한 지속적 배당 확보가 중요하다. 한화리츠는 운용자산(AUM)의 약 68%가 한화그룹 계열사에 장기 임차를 주고 있다. 국민연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 주요 임차인이 대기업·공공기관으로 공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채 본부장은 "연금은 장기 투자상품의 특성상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위험 분산) 할 수 있는 임대료 구조를 만들고 중장기적 경기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적 임차인 구성이 필요하다"며 "주요 임차인은 물가 지수에 연동돼 임대료가 올라가게끔 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27일 상장한 한화리츠는 한화금융 주요 계열사가 스폰서이자 주요 임차인인 오피스 리츠다. 그룹 자산을 유동화하는 리츠로 고금리 시대의 리파이낸싱 리스크가 낮고 공실률이 낮은 오피스 위주의 안전 자산이 편입돼 있다.

한화리츠가 편입한 주요 자산은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 서울 노원구, 경기도 구리·부천 등에 있는 한화생명보험 사옥 4곳이다.

한화리츠는 고금리 환경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자산을 매입해 비교 권역 대비 높은 캡레이트(Cap Rate·수익환원률)를 보이고 있다. 캡레이트는 순영업수익을 부동산 가격으로 나눠 산출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은 매입 당시 캡레이트가 4.85%로 여의도업무지구(YBD)의 3.1% 대비 1.5배 이상 높다.

이러한 가운데 한화리츠는 오는 11월 5.56% 고정금리의 1천100억원의 차입금에 대한 만기가 도래해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있다.

채 본부장은 "한화리츠의 신용등급(A+ 안정적)을 바탕으로 은행과 보험사로부터의 대출이나 회사채 방식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 본부장은 사법학과 출신의 변호사(사법연수원 제39기)이기도 하다. 현대증권에서 사내변호사로 일하다 한화생명에서 대체투자사업부, 투자전략본부 등을 거쳤다. 이후 한화운용으로 옮긴 뒤 지난 9월부터는 리츠사업본부장이 됐다.

그는 한화그룹 계열사의 우량자산을 지속해 편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는 2026년에 걸쳐 한화손해보험 서소문·신설동 사옥, 서초한화금융센터, 여의도한화금융센터(63빌딩) 등을 편입할 예정이다. 한화운용에 따르면 해당 부동산의 추정 자산가치만 약 1조8천억원에 달한다.

채 본부장은 AUM 증대에 따른 글로벌리츠지수 편입도 목표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리츠지수인 'FTSE 지수'(FTSE EPRA Nareit Global Developed Index) 편입이 장기적 1차 목표다. 글로벌 리츠 지수에 편입이 되면 시장에서 더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먼저 그는 한화리츠를 AUM 기준 1조5천억원 수준으로 키워나가고자 하고 있다.

한편 채 본부장은 국토교통부가 리츠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봤다.

그는 "리츠 관련 규정이 제정 이후 오랫동안 특례로 수정돼 감독규정 간 연속성이 떨어지거나 사례 적용에 있어 불합리한 면이 많았다"며 "개편안에서는 리츠협회 등을 통해 현업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에서 그는 기관투자자로서 팀원들과 7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기도 했다. 현재 리츠 사업을 맡게 된 후 그는 리츠가 개인을 상대로 하는 비히클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는 "리츠는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같이 나눌 수 있는 투자 수단"이라며 "이러한 투자 수단을 제공하고 이익을 다 같이 누릴 수 있는 점에서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공시와 기업설명(IR) 행사를 통해 주주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안정적 운용과 수익성 확대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상장 리츠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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