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대형 증권사 3곳이 펀드 직접수탁 사업에서 본격 경쟁을 열자 사모운용사들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모운용사는 은행 대비 증권사의 수탁 경쟁력이 크다고 보고 있어 증권업계는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직접수탁 확보에 점차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열린 금융투자협회 사모운용사 사장단 회의에서 올해 서비스를 시작한 미래에셋증권의 펀드 직접수탁 서비스가 언급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월 2일부터 국내 자산에 대한 펀드 직접 수탁 서비스를 개시했다. 외화 자산 직접 수탁 시스템은 2월 말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국내 자산에 대한 펀드 직접수탁을 시작한 데 이어 세 번째다. 헤지펀드 운용사들로서는 서비스 선택지가 늘게 됐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도 펀드 직접수탁을 개시하면서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한 지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며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팀이 직접 대응을 해주면 업무 전문성 측면에서도 수탁은행보다 증권사가 더 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헤지펀드 설정액은 44조원 수준이다. 과거 대비 성장세는 줄었지만 1년 전 40조원 수준보다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헤지펀드의 신규 수탁 수요뿐 아니라, 은행의 재위탁에 대한 헤지펀드의 롤오버 수요가 증권사로 옮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모펀드 다른 관계자는 "PBS에서 은행에 재위탁할 때는 신탁 계약서 변경부터 운용 지시, 기준가 정정 작업까지 골치 아픈 점이 많았다"며 "폐쇄형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는 계속 신규 펀드를 출시하는 만큼, 이러한 수요가 대부분 증권사로 옮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수수료 경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증권사에서 수탁 업무가 잘 이뤄진다면 재위탁할 요인이 없다고까지 보는 업계의 시각도 있다.

다만 은행에서 증권사로 수탁 계정 자금 이동이 급진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정을 옮기는 게 대대적인 작업인 만큼, 신규와 롤오버 펀드 위주로 증권사 직접수탁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모운용사는 대체투자 등 복잡한 상품구조의 펀드도 상품 이해도가 높은 증권사에서는 승인이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

해외 주식에 관한 신규 펀드도 은행에서 최근 수탁이 거절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중소 사모운용사들은 증권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해외펀드 수탁의 경우 전 세계 결제 시스템이 달라 증권사 홀세일부서의 인원 투입이 많이 이뤄진다.

이에 실제 해외펀드 비즈니스의 확대로 이어지려면 증권사가 국내 직접수탁 시장에서 손익분기를 우선 넘기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설정액 규모와 상관없이 증권사의 인력은 펀드 수마다 적잖게 투입돼야 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다만 현재 증권사 펀드 수탁의 수수료는 10bp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비즈니스를 하려면 현재보다 인력이 2배까지 필요할 수도 있다"며 "국내 펀드 직접수탁 시장이 자리 잡아 손익분기를 맞춘다면 해외 펀드로도 조금씩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전경, 증권가 모습
[촬영 류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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