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뉴스에 팔라"는 말은 자본시장에 오래된 격언입니다.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특정 자산군이 과열됐음을 알리는 바로미터기 때문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과열된 고점 자산군만을 비추는 데서 나아가고자 합니다. 저점대 자산군을 물색해 롱숏 포지션을 진단해보는 저점판독기(저판기)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국내 상장된 중국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해부터 계속된 추락 끝에 반등하고 있다. 올해 5년 만에 가장 낮은 역사적 저점을 형성한 뒤 상승세를 보인다.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난 이후 중국향 ETF의 시선이 정책 수혜에서 경기 회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중국 경기가 바닥을 치며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선이 크지만, 펀더멘탈 개선이 주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연합인포맥스 지수현재가(화면번호 7209)에 따르면 MSCI China 지수는 올해 초 5,721에서 같은 기간 5,734 수준으로 0.22% 상승에 그쳤다.

다만 FTSE China A50 지수는 올해 11,307에서 지난 13일 기준 12,137선으로 7.3% 올랐다.

중국의 대형주 위주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을 추종하는 TIGER 차이나CSI300 ETF는 지난해 1월 1만635원 고점 대비 올해 2월 초 7천585원으로 28% 하락했다. 다만 지난달 5일 최저점 대비로는 약 12% 반등했다.

TIGER 차이나CSI300 ETF
출처: 연합인포맥스

 


◇ 中 올해 경기 바닥 예상…"투자심리 저점 반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소시에테제네랄(SG·속젠)은 지난 연말 중국의 성장이 올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지난 1월 말부터 중국 증시의 매도 포지션을 청산한 후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했다.

이후 이어지는 중국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중국 주식시장의 숏포지션은 지난달 3분의 1가량 감소했다.

중국 국영기업(SOE)인 중국증권금융공사는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 잔액이 2월 말 435억위안(8조원)으로 전월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후 최저치다.

중국 정부가 2조위안(367조원) 수준의 증시안정화기금을 조성해 증시에 투입한다는 예측도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산하 중앙후이진투자는 지난달 초 ETF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매입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후이진은 자본 시장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추가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 정부가 ETF 형태로 4천억위안(73조원) 규모의 시장 개입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증시 하단을 그어준 것이다.

중국 경제가 바닥 다지기를 하며 턴어라운드 하는 가운데, 실제 경기 회복의 정도보다 주식시장이 먼저 반응할 수 있다. 이미 기술적 반등을 넘어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의 중국 본토주식 순매수는 올해 들어 656억위안(12조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유입 규모인 437억위안(8조원)을 이미 웃돌고 있다.

차이나 리스크로 빠진 탈차이나 신흥국(EM) 투자자금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인도와 같은 비중국과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증권규제 기관의 수장이 전격 교체됐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2019년부터 이끌어온 이휘만이 내려오고 '브로커 도살자'(the broker butcher)로 통하는 우칭이 취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국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한 더욱 강력한 조처를 할 수 있고, 이는 과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과거 유사한 조치 이후 1년 사이 중국 증시가 20%가량 오르기도 했다.

결국 양회에서 설정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약 5%와 GDP의 3% 수준 재정적자 목표를 이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향후 시장의 시선은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벗어나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상승 추이,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소매판매 그리고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에 주목할 것이다.

앞서 2월 중국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7% 상승해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시장 예상치 0.3%를 크게 웃돌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됐다.

지난달 5일 중국 정부는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1조위안(184조원)을 시장에 투입했다. 또 지난달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대출우대금리(LPR) 5년물을 기존 연 4.20%에서 3.95%로 0.25%포인트 인하해 역대 최저치로 내렸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물가나 제조업 PMI 같은 경기 지표가 바닥을 통과한 뒤 경기 회복 각도 대비 증시가 회복을 더 세게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2분기에 하단을 잡으면 중국 시장이 하반기 폭발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들어 속젠은 "중국은 올해 더 우호적인 재정 정책과 수출 안정화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주택 부문 하락 폭은 줄어들겠지만, 부채 과잉은 계속해서 중국 경제에 하방 위험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출처: 하나증권

 


◇ 양회 기대감 하향·국가 주도 한계 지적

중국향 ETF의 롱숏 포지션에 관한 판단은 엇갈리고 있다.

앞서 양회 때 중국 정부가 내놓을 경기 부양 정책을 바탕으로 투자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주요 외신에서는 중국 경기 회복에 뚜렷한 길이 양회에서 제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부동산 부문으로 인해 둔화하는 중국 경제에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더 강력한 부양책에 대해 양회에 기대가 컸다"며 "다만 경제를 되살리려는 중국의 계획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거의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의 중국 증시 반등이 국가 주도로 한계를 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브로커 도살자가 국가 중심의 주식 상승을 촉발했다"고 평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도 수년간의 중국 시장 하락 이후를 경계하고 있고, 최근 중국 주가 상승이 국영기관에 주도됐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 확인 전까지는 의미 있는 증시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는 곳도 많다.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5%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만큼 미시적 정책들로 타개하려는 의도"라며 "이번 양회가 약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 상황과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국내외 투자자들은 약한 재정 부양책과 함께 중국 국채의 랠리를 우려하고 있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치 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전략가는 "충분한 양의 통화 및 재정 완화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며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가 부정적에서 '중립'으로 바뀌었지만, '긍정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타이무르 베이그 DBS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회복을 향한 길이 멀고 잠재적인 위험도 많다"며 "전인대 이후의 여정은 여전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 "中 전기차·배터리 치킨게임 끝나…이구환신 긍정적"

실질적 매크로 해소는 양회 이후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확고한 태도를 보인 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나 비야디(比亞迪·BYD) 같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은 치킨게임이 끝나가며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모간스탠리는 CATL 목표주가를 210위안으로 기존보다 14%가량 상향하기도 했다. 투자의견은 비중 확대로 높였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지난해 내림세를 뒤로하고 지난달 대비 27%가량 상승하며 반등하고 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자동차와 가전 등 구형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바꾸는 '이구환신'(以舊換新·옛것을 새것으로 바꾼다) 정책을 내놨다.

이구환신은 중국 소비지표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이구환신 정책에 따라 연간 소매판매가 1.2%포인트, 중국 GDP는 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반도체나 인공지능(AI) 수혜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정부는 올해 전인대에서 'AI+(플러스) 행동' 개념을 제시했다. 2015년 인터넷 플러스를 통해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플랫폼 기업의 성장을 이끈 정책을 벤치마킹했다.

오민석 미래에셋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중국 정부가 힘주고 있는 반도체·전기차·클린에너지 기업에 자금이 들어왔고, 핀더더의 '테무' 등 중국 특유의 사업 정책이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만 오버웨잇을 하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관찰돼야 한다"고 말했다.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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