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롱스탑에 대한 우려도 확산했다.

FOMC 이후 달러가 강세 기조를 확대하며 달러-원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지만, FOMC에서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확산한 탓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FOMC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며 단기적으로 롱스탑에 따른 달러화가 급반락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17일 지적했다.

이들은 또 FOMC외에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등 최근 달러화를 끌어올린 재료들이 이미 선반영됐거나 현실화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OMC, 옐런이 비둘기라면…

딜러들은 우선 FOMC가 단기적인 롱스탑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FOMC에서 초저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란 문구가 삭제될 수 있다는 기대가 팽배했다. 해당 문구가 삭제되면 내년 초 등으로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는 만큼 달러화가 상승세를 탈 것이란 기대도 강했다.

하지만 FOMC 결과를 코앞에 두고는 문구가 삭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만일 문구가 삭제되지 않으면 급한 되돌림 현상이 진행될 수 있다.

또 해당 문구가 삭제되더라도 재닛 옐런 의장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완화적인 발언으로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려 들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경기 회복에 대한 확고한 자신이 없다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당장 이번 FOMC에서 조기 금리 인상을 언급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FOMC 이후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가 신흥 통화에 이미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라며 "시장은 FOMC에서 문구가 조정되더라도 충분히 매파적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실망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는 동의하지만, FOMC 직후에는 실망감에 따른 포지션 조정으로 달러화가 하락할 수 있다"며 "선제 롱플레이보다는 FOMC 이후 반락을 노려 롱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한은 추가 금리 인하 효과도 '물음표'

최근 역외 중심의 달러 매수를 자극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가능성이다.

하지만 분리 독립시 영국은 물론 스코틀랜드 자체도 막대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현실화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을 근소하지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통화를 도입해야 하는 잠재적인 비용도 막대할 것이고, 영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고려한다면 자치권을 확대하는 이권을 챙기고 영국 연방에 남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며 분리 독립 부결을 점쳤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은 결국 부결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위험회피 심리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9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제기되고,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금리 수준이 주요국에 비해서는 높은 상황이고, 20년 전의 일본과 달리 정책 수단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압박하면서 채권 시장은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다.

C외국계은행의 같은 딜러는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 발언 등을 보면 금리 인하 힌트를 찾기 어렵다"며 "금리가 최경환 부총리 발언을 과도하게 해석하며 움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D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채권이나 주식 시장의 자금 이탈 없다면 금리 인하 등에 기댄 롱플레이가 지속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역외 중심의 롱플레이도 결국 스탑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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