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미국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평균물가목표제를 채택하면서 장기물 위주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8bp 상승한 0.744%를 기록했다. 6월 16일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4bp 오른 0.158%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9.3bp 급등한 1.499%를 나타냈다. 6월 17일 이후 최고치다. 30년물 국채와 10년물 국채는 2주래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3.2bp에서 58.6bp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잭슨홀 연설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을 전격 발표했다.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상회하도록 허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완만한 물가 상승은 대략 2.25%~2.5%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 고용의 개선, 특히 저소득층의 고용 개선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채 금리는 연준의 이런 방침 발표 직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연준이 장기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연준이 물가의 오버슈팅을 허용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 반전했다.

단기 금리는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장기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며 수익률 곡선은 스티프닝됐다.

물가 상승이 예상될 경우 나타나는 흐름이다.

ING의 전략가들은 "연준은 금리가 낮기고, 금융여건이 완화적이기를 원한다"면서 "평균물가목표제는 연준이 물가가 2% 이상으로 오르도록 용인하는 것인 만큼 장기물은 덜 보호한다"고 말했다.

선트러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케이트 레너 전략가는 "궁극적으로 시장은 높은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을 바탕을 포지션을 다시 설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트웨스트 마켓의 존 브릭스 전략 담당 대표는 "시장은 파월의 발언을 소화하고 있으며, 시장의 인플레 기대는 상승했다"면서 "수익률 곡선은 인플레 상승 전망으로 스티프닝됐다"고 말했다.

그는 "커브가 정말로 가팔라졌다"면서 "단기물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양호했던 점도 금리 상승을 거든 것으로 평가된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9만8천 명 줄어든 100만6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100만 명에 대체로 부합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연율로 마이너스(-) 31.7%로 집계됐다. 속보치 -32.9%보다 개선됐고, 시장 전망 32.4% 감소보다도 양호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480억 달러 규모 7년 국채 입찰에서는 강한 수요가 다시 확인됐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7년 국채는 0.519%에 발행됐고, 응찰률은 2.47배를 기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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