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경제 주체의 물가 기대 안정이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통화완화의 축소를 선제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위원들은 공급 충격의 물가 상승 2차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반면, 성장은 당초 전망보다 다소 부진하겠지만 잠재 성장률 이상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3일 한은이 공개한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A위원은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에도 성장세는 당분간 잠재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물가는 최근 상방 압력이 더욱 확대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매개로 2차 효과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임금 상승압력이 확대되고 물가 오름세가 원자재에서 최종재, 서비스가격 등으로 점차 확산하고 있는 점은 이런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또 최근의 달러-원 환율 상승이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위원은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을 주장하면서 "향후 추가 조정 시기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등 불확실성 요인의 전개 양상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판단해 나가되, 동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물가 기대 심리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완화 정도 축소를 선제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B위원도 경제는 연착륙하는 반면 물가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이 이어지면서 2분기 이후 GDP갭의 플러스(+) 폭이 점차 확대되어 갈 전망"이라면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3월 중목표 수준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단기간 내 안정 추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2000년과 2010년 초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기와 비교할 때 현재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근원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소비자물가 확산지수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2차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인플레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지난해 이후 명목임금의 상승세가 빨라지면서 물가와 임금 간의 상관관계가 뚜렷해지는 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B위원은 그런 만큼 "최근 실질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중립금리와 괴리폭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향후 추가 금리인상의 시점과 속도는 경제 및 금융 상황의 전개양상을 보아가며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위원도 "2차 효과 등이 본격화되고 있고 고용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최근 일부 산업에서의 임금 상승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어 기대인플레 상승을 통한 임금-물가 간 전가효과가 이미 시작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물가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경기 하방위험과 물가 상방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이라 고민스럽기는 하지만,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 흐름이 기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적인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기대 인플레를 안정화하고 금융불균형 누증위험을 제한하는 것이 중장기 시계에서의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D위원도 "역사적 경험, 이론적 측면 모두 기대인플레 안정이 부정적 물가충격 대응에 필수적이며 통화정책 당국은 이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줘야 한다"면서 "이번 인상에도 기준금리 수준은 실물경제 상황 대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년도 성장을 하향, 물가를 상향 조정한 시나리오에도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여전하다"면서 "향후 방역조치 완화가 민간소비와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고려하면 실물경제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위원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일반인 기대인플레도 높아지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우리 경제 진로와 통화정책의 선택 가능 영역에 추가적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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