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즐기는 '영업왕'
정영채 사장의 그림자는 벗어나야 할 과제

 

윤병운 NH투자증권 IB사업부대표
[한국거래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한상민 기자 = NH투자증권의 새 얼굴로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부사장)가 내정됐다.

 

윤병운 부사장은 전임 정영채 사장과 함께 'IB 명가' NH투자증권을 세운 인물로 유명하다.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의 성장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윤병운 신임 대표 후보로 이사회에 단수 추천했다. 뒤이어 열릴 정기 이사회에서 윤 부사장의 신임 대표이사 결정 의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6시 이후 이사회 결과가 나오면 오는 12일 관련 내용이 공시된다. 주주총회는 당초 예상된 26일보다 하루 늦춰진 27일께 진행된다.

1967년생인 윤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우리투자증권에서 현재의 NH투자증권으로 바뀌기까지 자리를 지키며 NH투자증권의 역사를 함께 했다.

윤 대표는 기업금융·커버리지 부문에서 활약해왔으며, 지난 2018년에는 IB1사업부 대표를 맡아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했다. 올해 초부터는 IB2사업부 대표를 겸임하며 대체투자에 이르기까지 전천후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애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NH증권의 사장 자리에 농협중앙회 출신 인물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했다. 결국 내부 승진으로 대표 교체가 마무리되며 IB사업부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윤병운 부사장은 주요 IB딜을 따내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참여하고, 고객 기업에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약하며 '영업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스피드를 즐기는 '마초맨'으로도 유명하다. 주말에는 친분이 두터운 업계 인물들과 함께 교외에 나가 자전거, 오토바이 라이딩을 즐기기도 한다. 윤병운 부사장의 주변인들은 그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취미생활에서도 드러난다고 입을 모은다.

'정영채 라인'으로 유명한 윤 부사장인 만큼, 신임 대표 취임 이후 회사 내부의 변화폭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윤병운 신임 대표는 '제2의 정영채'라는 수식어를 벗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NH투자증권 지부는 윤병운 부사장의 신임 대표 선임을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영채 사장의 재임 기간 확대된 노사 갈등, 특정 '라인'에 성과를 몰아주는 경영을 끊어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나 이러한 문제 제기가 NH증권 내부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신임 대표가 조직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NH투자증권 지부는 "더 이상의 정영채 왕국은 불가하다"며 "윤병운 부사장이 다음 사장이 된다면 조직문화를 되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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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7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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