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윤슬기 기자 = 5대 시중은행장을 비롯해 일부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기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끝나면서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지 관심이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면서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각종 금융사고에서 비롯된 내부통제 '실패'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5대 시중은행장, 연말 임기 만료…수협은행장 연임도 관건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말 모두 종료된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이재근 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첫 임기 만료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승열 행장과 이석용 행장은 임기 2년을 마치게 되며, 정상혁 행장과 조병규 행장은 각각 지난해 2월과 지난해 7월 전임 행장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은 경우다.

일단 은행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5천59억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 동기 19.0% 급감한 수준이지만, 이재근 행장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2조8천620억원)을 전년 동기 대비 14.9% 끌어올리는 등 실적 개선에 기여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뛰어난 경영 능력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은 2조535억원의 순익을 냈는데 1년 전보다 22.2% 급증한 수치다.

다만, 뛰어난 경영 실적에도 내부통제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1조2천667억원의 순익을 올리는데 기여했지만, 올해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가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금융사고를 낸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터라 강 회장의 입장 여부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농협은행에서 '3연임'에 성공했던 이대훈 전 행장을 제외하면 두 차례 이상 임기를 수행한 행장은 드물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조 행장은 올해 상반기 1조6천735억원의 순익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계속되는 금융사고가 이를 반감시키고 있다.

지난 6월 경남 김해시 소재 우리은행 지점에서 한 직원이 은행 서류를 조작해 100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감독당국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날 금감원 검사에서 우리은행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최근 4년간 616억원 상당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난 점도 직간접적으로 악재가 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나은행의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는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여서 다소 연동된 측면이 있다.

임기 만료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강신숙 수협은행장의 재신임 여부도 관심이다.

출범 이래 첫 여성 행장인 강 행장의 임기가 11월 17일 만료되는 만큼, 수협은행은 강 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이달 17일 전까지 행장추천위원회 구성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세전순이익이 3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준수한 실적을 냈지만, 올해는 다소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그간의 경영 성과를 토대로 그의 재선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 반면 수협은행 출범 이래 기존 행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고 인수·합병(M&A) 추진 등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온 만큼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올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의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의 은행장 겸직도 올해 말까지다.

 

이복현 금감원장, 은행장들과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6.19 jieunlee@yna.co.kr

 

◇은행장 연임도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연동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역시 차기 행장 선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우선 NH농협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개선에 나서면서 이석준 회장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선 농협금융에 대한 금융감독원이 현장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여부와 더불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어디로 향할 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2년+1년'의 구조로 임기를 보장해 준 사례가 있지만, 농협은행 등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회장 연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섣도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 역시 금융권의 큰 관심이다.

함 회장이 해외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일단 연임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최소 3개월 전 승계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연임에 도전하려면 적어도 올 연말 전에는 채용업무 방해 혐의로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사법리스크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이와 별도로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회장 유고시를 대비해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를 지주 사내이사로 등재해 둔 상태다.

내년 3월 김기흥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JB금융지주도 지배구조 변화 대비에 나선 상태다.

JB금융은 지난해 말 CEO의 연령 규정을 일부 변경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절차를 최소 4개월 전인 오는 12월부터 개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김기홍 회장의 3연임 의지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는 없지만, 그간의 '호실적'을 지렛대 삼아 3연임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은행권 경영 실적이 나쁘지 않은 만큼,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다만 책무구조도 도입에 올해 상반기 일부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만큼 내부통제 여부가 연임 여부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 발언 경청하는 금융지주회장단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2023.11.20 hwayoung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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