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시중은행들이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높인 후 대출 제한까지 거는 등 총량 관리로 선회한 상황에서 지방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동참한다.

상대적으로 연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시중은행 대비 크게 적었지만, 낮은 금리를 그대로 둘 경우 지방은행으로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은 전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따라 3.35%대였던 주담대 금리 하단은 전일 기준 3.55%까지 상승했다.

부산은행도 지난 14일 비대면 신청 우대금리 항목을 한시적으로 폐지해 주담대 금리를 0.2%p 올리면서 금리 하단은 3.1%대에서 3.3%대까지 상승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달아 가계 대출 취급을 조이면서 지방은행들도 가계대출 관리를 시작하고 있다.

비대면 주담대 취급이 용이해지면서 지방은행이더라도 금리가 낮은 곳으로 수요가 몰려 쏠림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은행이 이달 초 진행한 1조원 규모의 주담대 특판은 금리를 2% 후반대까지 낮추면서 2주 만에 한도가 소진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주말 KBS 방송에 출연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은행 금리 정책에 더 강하게 개입하겠다는 생각을 밝히면서 지방은행도 총량 관리까진 아니더라도 가격 측면에서 금리 조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던 셈이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가계대출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2분기 기준 부산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19조3천288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0.3% 증가했고, 그중 주담대도 14조7천67억원으로 같은 기간 0.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남은행의 가계대출은 12조7천87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5% 늘어났지만, 주담대만 놓고 보면 9조4천156억원으로 3.63%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3%, 신한은행은 2.11%, 하나은행은 4.44%, 우리은행은 0.34%로 나타났지만,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100조원을 넘는 것을 고려하면 지방은행 대비 유입 규모가 컸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낮춘 상황을 유지할 경우 차주 수요가 몰릴 우려가 있어 금리를 올리게 된 것"이라며 "대출 규모는 크지 않으나 쏠림을 대비해 조치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조치하지 않은 곳으로 쏠림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2분기부터는 적극적으로 대출 관리를 해왔고 다음 달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면 어느 정도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금리 상승(일러스트)
제작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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