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까지 일주일 연장…기간 더 늘어날 수도

현 경영진의 '고의' 보고 누락 입증에 집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재검사 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현 경영진이 부당 대출 의혹을 인지하고도 고의로 보고를 누락했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이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근거를 찾기 위해서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캐피탈 등 우리금융 여신 취급 계열사 전반으로 검사 대상이 넓어지면서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 등 파장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손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 재검사 기간을 이번 주까지 일주일 추가 연장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검사 기간을 늘리기로 한 것"이라며 "검사 상황에 따라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2일부터 손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 재검사에 돌입했다.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한 지 2주 만으로, 우리은행이 부정 대출 인지 시점 등에 대해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반박하는 등 쟁점이 생기고, 추가 의혹들이 불거지자 추가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에서 손 전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이 이뤄졌다는 외부 제보를 받고 지난 4~5월 현장검사를 진행해 42건에 걸쳐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한 점을 밝혀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원 규모가 특혜성 부당대출로 봤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대출을 현 경영진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몰랐다고 보기 상식적으로 어렵다"며 "작년 9~10월께 은행 경영진이 관련 보고를 받았고, 지주사 경영진도 올 3월께에는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지만 당국 보고 등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재검사에서도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 서건을 고의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행장 임기 중에도 관련 부당 대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추가 입증 증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당초 금감원은 1차 검사에서 2020년 취급분부터 올해 6월까지의 사안에 대해서만 검사를 진행했는데, 이번 추가 검사에서는 손 전 회장의 영향력이 커진 2018~2020년 취급분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여기에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이 우리은행뿐 아니라 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캐피탈에도 취급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조만간 이에 대해서도 추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계열사에서 추가로 대출이 확인된 만큼 최종적으로 부당대출 규모도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가 검사에서 새로운 정황 등이 포착될 경우 전·현직 경영진 모두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이번 부당대출 사건을 계기로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을 문제 삼고 있어 파장이 상당히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손태승 우리은행장
우리은행 전경 [연합뉴스TV 제공] 손태승 우리은행장 [우리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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