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 이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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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하는 등 하반기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책당국은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으로 중동 정세 불안감이 극에 달하는 상황을 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와 환율을 자극하는 요인이 만큼 향후 물가가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글로벌 증시와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는 높은 경계감을 갖고, 금융 시장과 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180여발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자기 방어권이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 정권이 추가 보복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 조치는 종료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회의에서 "이란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우리의 결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양국이 전면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공포심에 국제유가는 밤새 출렁거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최대 5.53%까지 급등하기도 했으며, 전 거래일보다 1.66달러(2.44%) 오른 69.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59% 뛴 73.56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2~3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만큼 이번 사태가 10월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입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환율 역시 급등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사태가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으며, 이러한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된다면 달러 강세 압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해 1,300원에 다가서는 상황이었지만, 간밤 달러 인덱스가 오르면서 원화 약세에 미칠 영향은 불가피하다.

통계청은 이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고 밝히면서, 가장 큰 이유로 '국제 유가 안정'을 꼽았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바라는 '2% 초반의 안정적인 물가' 경로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최 부총리는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므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중동사태가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반등했지만, 경제활동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WTI 70달러 수준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며 "최근 미국, 유로 등 주요국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여 단기 유가 불안이 물가 불안을 재차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유가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지만, 유가 상승 폭이 아직 제한적 수준이라는 점에서 무역수지 흐름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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