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25bp 인하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금리를 3.5%로 올린 이후 1년 9개월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가 이달에 마침내 인하로 돌아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팬데믹 위기로 0.5%까지 낮췄던 2020년 5월 이후 4년5개월만에 처음이다.
가계부채에 대한 불안감은 남아 있지만, 거시경제적으로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내수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데 금통위가 의견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도 대체로 예상했던 결과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4일 국내외 금융기관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곳(65%)이 25bp 인하를 내다봤다.
우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 9월 1.6%를 기록하는 등 물가 안정 목표가 사실상 달성된 점이 금리 인하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소비 부진에 따른 경기 회복세의 둔화 우려는 여전해 정부 등에서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확신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내수 부진 등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금통위가 우려했던 가계부채 급증 및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도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다.
정부가 9월부터 스트레스DSR 2단계 적용을 시작한 것은 물론 금융권을 대상으로 사실상 대출 총량 규제 방식의 압박도 지속하면서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대출이 잠기자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누그러진 상황이다.
한은도 정부가 강한 대출 억제 의지를 보이는 만큼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최근 내놓은 바 있다.
부동산 시장은 공급 및 대출규제로 관리하고, 물가가 안정된 만큼 통화정책은 내수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조합에 돌입한 셈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50bp 금리 인하로 피벗에 돌입하는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긴축강도 완화로 본격 전환한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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