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수익률 4% 위 안착…기대 인플레, 저점에서 급반등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4~18일) 뉴욕 채권시장은 17일 발표되는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를 최대 재료로 삼을 전망이다.

'빅 서프라이즈'를 선사한 9월 고용보고서를 계기로 경기 냉각에 대한 우려가 크게 사그라든 가운데 소매판매도 예상보다 좋게 나온다면 '노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가 힘을 얻으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후퇴할 수 있다.

지난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을 웃돈만큼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인다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 수 있다.

글로벌 국채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어느새 4% 선 위에 안착했다. 국채시장에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달 초순 저점을 찍고 급반등한 상태다.

 

데이터 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중시하는 '5년-5년'(지금부터 5년 후부터 5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 11일 기준 2.41%를 나타냈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고치로, 한 달 사이 20bp 넘게 올랐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13.30bp 상승한 4.1020%를 나타냈다. 4주째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지난 7월 말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장기 추세선으로 여겨지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3.9600%로 한 주 전에 비해 3.40bp 올랐다. 한때 4.1%를 웃돌기도 했으나 지난주 후반 들어 오름폭을 축소했다. 30년물 수익률은 4.4130%로 전주대비 16.10bp 오르며 4주 연속 상승했다.

중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크게 오른 가운데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14.20bp로 전주대비 9.90bp 확대됐다. 한 주 만에 다시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미 국채 2년물 수익률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지난주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서는 표결에서 25bp 인하를 주장하며 홀로 반대표를 행사한 미셸 보먼 이사 외에도 25bp 인하 쪽으로 기울어 있던 참가자가 더 있었음이 확인됐다. 9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1월 금리 동결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선물시장의 11월 FOMC 베팅. 빨간색 상자가 '금리 동결' 확률.
출처: CME 홈페이지.(11일 뉴욕 오후 장 후반 기준)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한때 20%를 약간 웃돈 뒤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11월 동결 가능성은 10.5%를 나타냈다. 25bp 인하 가능성은 89.5%로 반영됐다.

◇ 이번 주 전망

9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3% 늘어 8월(+0.1%)에 비해 모멘텀이 강해졌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소매판매가 발표되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은 3분기 성장률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지난 9일 제시된 3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전기대비 연율 환산 기준 3.2%였다. 연준의 미국 잠재성장률 추정치(1.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주 발표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을 밑돌았으나, 포트폴리오 운용수수료와 병원 입원치료비 등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일부 항목은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PCE 가격지수도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8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9월에는 0.2~0.3%로 오름세가 빨라질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추정하고 있다. 9월 PCE 가격지수는 이달 31일 발표된다.

뉴욕 채권시장은 14일은 '콜럼버스의 날'을 맞아 휴장한다. 다만 뉴욕증시는 쉬지 않는다.

소매판매 외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로는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뉴욕 지역) 제조업지수(15일), 9월 수출입물가지수(16일)와 같은 달 산업생산(17일), 9월 신규주택 착공 및 착공허가 건수(18일) 등이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시장 영향력이 큰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월러 이사는 뉴욕 채권시장이 휴장하는 14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18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워크숍에서 탈중앙화 금융(Defi)을 주제로 발언에 나선다.

이밖에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각각 15일)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7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거의 확실시된다. ECB는 지난 6월 금리 인하를 개시한 뒤 7월은 건너뛰고 9월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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