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지방은행 중 최초로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기반의 변동금리부 채권(FRN)이 발행됐다.
KOFR FRN을 통한 첫 자금조달에 나선 BNK경남은행은 내년부터는 기존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기반 FRN 발행분을 대부분 KOFR FRN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 경남銀 "FRN 발행, KOFR로 비중 확대할 것…전산 개발 완료"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지난 12일 KOFR 기반의 FRN 6월물을 2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모집방식으로 발행한 FRN으로서 KOFR 대비 스프레드는 20bp다. 이자산정 주기는 1개월로 최초금리는 2.697%로 결정됐다.
경남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KOFR 비중 확대와 지표금리 전환 정책 기조에 맞춰 지방은행 최초로 KOFR-FRN을 발행했다"며 "점진적으로 KOFR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남은행은 CD 금리 기반 FRN을 3천5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올해에는 이번 KOFR 기반을 제외하고 지난 10일 CD 금리 기반으로 FRN을 1천2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KOFR 기반 FRN을 발행하기 위해 경남은행은 KOFR 금리 체계를 산정하는 내부 전산 개발을 마쳤다. CD 금리와 달리 KOFR는 이자 계산 방식 등이 다르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지방은행 중 가장 앞장서 동참하는 모습이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31일에는 지방은행 최초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중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공급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은행권, KOFR FRN 4천960억원 발행…"MMF에서 수요 있어"
기존 지표금리인 CD 금리는 거래 규모가 충분치 않아 시장금리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지난 2023년부터 협의회를 구성해 KOFR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KOFR는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바탕으로 산출돼 신뢰성이 높다.
은행권에서 KOFR FRN은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중심으로 지난해 5월부터 발행돼왔다.
시중은행에서는 하나은행이 1천600억원,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1천억원, SC제일은행은 660억원, 신한은행이 500억원을 KOFR 기반 FRN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국책은행을 제외한 은행권의 총 KOFR FRN 발행 규모는 4천960억원이다.
KOFR FRN은 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담고 있다. CD FRN 대비 KOFR FRN은 듀레이션 위험이 낮아 MMF 운용에 있어 유리하기 때문이다.
CD 3월물(91일물) 기준으로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FRN은 듀레이션이 3개월로 고정된다. 반면 사후 이자결정 방식의 KOFR FRN은 일별 무위험지표금리(RFR)의 변화가 이자에 반영돼 듀레이션이 1일에 근접해진다.
◇ KOFR 기반 대출 실행은 아직…"시범 운용으로 수요 파악해야"
은행 입장에서는 KOFR FRN이 CD FRN 대비 금리가 낮을 수 있어 단기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방식일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 KOFR 금리(화면번호 4211)에 따르면 KOFR 90일 평균금리의 지난 3년간 평균치는 3.269%로 CD 91일물 평균 금리(3.378%) 대비 11bp가량 낮았다.
향후 KOFR 금리를 지표금리로 한 대출 상품이 나온다면, 대출 소비자 차주 입장에서 금리가 유리하게 산정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은행 입장에서는 여신 확대를 KOFR 기반으로 하면 신용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제외돼 이자이익 확대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
이에 은행권에서 KOFR FRN 발행이 점차 활성화된다면 우선 FRN 발행분을 기반으로 한 KOFR 준거금리 대출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은 과도한 부담이 없는 범위에서 KOFR 기반 대출을 시범적으로 운용해 수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의 장·단기 자금조달 비용을 적시성 있게 반영하는 지수를 만들어 대출 준거금리를 도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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