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우리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를 상대로 국제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4천억원가량의 배상 책임이 소멸한 것을 두고 여야가 치적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쾌거"라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소송에 반대한 민주당은 숟가락 얹지 말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19일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최종 승소한 것과 관련해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13년 만에 론스타 소송에서 대한민국이 승소했다는 소식 그리고 4천억을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쁜 소식을 들으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인 성과와 더불어서 더욱 빛나게 된 대한민국을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13년간의 론스타 분쟁의 마침표를 찍은 이재명 정부의 IDSD 판정 취소 소송 승소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배상금 0원이라는 기적과 같은 결과를 이끌어 낸 정부 당국과 실무진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법조인 출신의 박지원 최고위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관세 협상과 APEC 정상 외교 성과에 이어서 또 하나의 대외적 쾌거"라며 "판정이 이렇게 통째로 취소되는 사례는 흔치가 않은데 국고를 지켜낸 관계 공무원들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2023년 '론스타 배상 취소 소송'을 제기한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한동훈 전 대표를 필두로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승소 판정이 나온 18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소송 지면 당신이 이자를 대신 낼 거냐고 압박했다"며 "민주당 정권은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당시 이 소송을 트집 잡으며 반대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그동안 '승소 가능성은 없다', '취소는 불가능하다', '소송비만 늘어난다'며 소송을 추진해 왔던 지난 정부의 대응을 거세게 비난해 왔다"며 "그랬던 그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성과라고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일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성호 법무부장관 등이 승소 소식을 전하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 "대통령도 부재한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한 성과"라고 발언한 것을 꼬집은 셈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승소의 공을 가로채려는 민주당의 태도는 뻔뻔하다 못해 참으로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이런 식이라면 머지않아 대한민국 건국도 이재명 대통령이 했다고 주장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자 민주당은 '억지 프레임'이라는 반응이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페이스북에 "보수 진영은 또 '숟가락 얹기다', '윤 정부 덕이다'라며 억지 프레임을 들고 나오겠다"며 "이번만큼은 그 어떤 프레임으로도 덮을 수 없는 명백한 이재명 정부의 성과"라고 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법무부에서 국제법무국장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소송을 했던 결과"라며 "'우리 정부가 잘했다'라고 하면 될 것을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나 싶다"고 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론스타는 전 정부도 잘했고, 한동훈도 잘했고, 현 정부도 잘했다"며 "(한동훈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판단 잘한 것이다. 현 정부도 잘 이끌었기 때문에 4천억 다 우리가 찾아냈다"고 했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약 46억8천만달러의 손해를 봤다며 ISDS를 제기했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2022년 8월 한국 정부에 2억1천65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고,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는 전일 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다며 "취소위원회는 2022년 8월 31일자 중재 판정에서 인정했던 정부의 론스타에 대한 배상금 원금 2억1천650만달러 및 이에 대한 이자 지급의무를 모두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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