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 1호 상품 막바지 작업…장기 리테일 자금 확보

ALM·NCR 유리…증권사와 시장 맞이할 변화에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예금처럼 원금이 지급되면서도 사모펀드처럼 기업여신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IMA가 두 자산군 사이 비어 있던 투자 지대를 메운다.

그간 기업여신·메자닌·프리IPO·정책펀드 연계 등 기업금융 자산은 기관 중심의 시장이었다. IMA는 개인에게 닫혀있던 시장을 여는 '키'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증권사의 조달·운용 방식뿐 아니라 기업금융 전반의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내달 초 첫 IMA 상품을 준비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첫 상품에서는 무엇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투자자에게 생소한 상품인 만큼,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제시해야 예·적금 대비 매력을 체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투자자의 관심은 역시 수익률이다. 이자율 대비 '알파'의 수익성을 창출하는 데 양사의 핵심 전략이 녹아든다. 두 회사 모두 우선 금융당국이 제시한 모험자본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면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을 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MA를 하나의 신상품으로만 보지 않는다. 조달 방식과 자금 흐름까지 바꿔낼 수 있는 구조적 변화의 시작점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우선 증권사는 발행어음에 더해 IMA라는 새로운 리테일 자금 조달 엔진을 확보하게 됐다. 단기성 자금이 중심인 발행어음과 달리, IMA는 장기 자금까지 포섭할 수 있다. 상품별로 만기를 자유롭게 설정하거나 개방형 구조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인 기반의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지적돼 온 자금·자산 간 듀레이션 미스매칭 우려도 크게 줄어든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ALM을 관리할 수단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NCR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금융당국은 IMA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운용자산의 5%를 손실충당금으로 적립할 경우 NCR 산출 시 위험가중치를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같은 자본으로 편입할 수 있는 여신·대체자산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기업금융 포트폴리오 운용 여력이 커지는 구조다.

우상희 한국투자증권 IMA담당은 "회사 자체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툴을 하나 더 가져간다는 측면에서 비히클로서도 매력적"이라며 "IMA는 NCR을 반만 부과하는 상품이기에 회사의 재원 활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IMA는 기업의 자금 조달 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기관·정책금융 중심이었던 영역에 개인 자금이 구조적으로 유입되는 첫 사례다. 특히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정해진 만큼, 발행·여신·비상장 등 다양한 영역에 새로운 자금 공급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남영 미래에셋증권 IMA 본부장은 "발행 시장의 질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인 만큼 훨씬 더 투명해지고, 시장과 소통하려는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담당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인수금융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존의 인수금융이 중견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정책자금이 위험 완화 역할을 맡고, IMA를 통해 민간 자금이 유입되면 기업은 더 다양한 조달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우 담당은 "민간 자본만으로 투자가 어려운 영역이 존재하는 건 분명하다"며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지닌 증권사에 정책자금은 굉장히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불러들일 큰 장이 서는 셈이기도 하니, 큰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도 "정책펀드의 위험 분산 효과가 분명해, 이 부분은 매력적"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가 훨씬 다변화될 수 있어, 모험자본 비율을 충족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현황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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