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바클레이즈는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과 부동산 관련 위험이 일부 완화한 가운데, 가계·기업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연체 우려가 커진 데 주목했다.
손범기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25일 연합인포맥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베이스라인(기본 시나리오)상으로는 11월 금통위에서 25bp 금리 인하 단행 이후 2027년까지 금리 동결을 전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결정은 막상막하일 것"이라며 "두 명의 동결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통화정책 사전예고)의 경우에도 다섯 명의 금통위원이 2.25%에서 동결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다.
그는 "인하 전망이 막상막하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안 전망으로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이후 내년 1분기에 추가 인하를 하는 시나리오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 동결을 예상하는 이유로 크게 환율과 부동산 가격이 있지만 관련 위험이 일부 완화했다고 판단했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가 외국인 자본 유출 때문이었지만 현재 환율은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가 주요 원인인 만큼 급격한 변동성 확대 등의 금융안정 리스크는 적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환율이 자동 안정 역할을 해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한국은행이 환율의 변동을 용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부동산의 경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주간 0.2%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0~90% 정도 하락해 가격 지표의 대표성이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에서도 경제 회복 국면에서 일정 부분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용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부동산 부문의 과열 리스크가 잔존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최근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거래량이 많이 줄어든 만큼 큰 폭의 과열 리스크는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을 지우는 한편, 이를 통한 5년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오히려 높게 유지해 주담대 금융 상황을 긴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나 부동산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 시장금리를 꼽았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시장금리가 통화정책 기대 변화 및 크레디트(신용물) 시장 스트레스의 상호작용으로 많이 상승했다"며 "이 현상이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및 가계 연체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대출 공급자 측면에서도 "연체율 상승, 조달 비용 상승, 기존 채권의 손실로 인한 신용창출 및 금융중개기능의 약화 가능성을 상승시킨다"며 "이는 단기적 경기 변동성 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로 1년 금리를 준거금리로 하는 가계의 신용대출 및 기업대출 금리를 하향 조정해 연체율 상승 리스크를 조정할 수 있다"며 "구조조정이 필요한 부문의 연착륙을 돕고 경기 변동성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 전망상 내수 경기의 강한 회복세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전환이 어렵다고도 봤다.
이번에 발표될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국은행은 2025년 및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0.9%와 1.6%에서 1.0%와 1.8%로 각각 상향 조정하고, 2027년 성장률 전망을 1.7~1.8%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5년 및 2026년 물가 전망은 2.1%와 1.9%로 전망할 것으로 추정됐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성장률을 1.1%, 내년 성장률을 2.1%로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률은 2025년 -0.7%, 2026년 1.1%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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