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주(4~8일 )달러-원 환율은 유로 캐리트레이드 청산 움직임과 북한 핵실험 리스크 등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진단이 속속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주 동해 상에서의 한-미 연합 군사 훈련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유로 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움직임이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에서 포착되고 있는 점도 달러화의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달러화가 1,100원선 부근까지 빠르게 레벨을 높인 만큼 수출업체 네고 물량 출회 및 중장기적 원화 절상을 노린 채권 매수 등의 움직임도 증가하면서 저항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뒤바뀐 유로화와 상관관계 = 유로 캐리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부각하면서 서울 환시서 최근 수년간 통용되어 온 유로화 강세-원화 강세의 상관관계가 확연히 뒤바뀌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가 14,000선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가 확산하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원화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링기트 등 아시아통화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 양적완화 이후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자산이 유로존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조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주에도 7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직접적인 외국인 자금 이탈뿐만 아니라 이들이 추가 원화 절하를 대비해 투자된 원화 자산에 대한 헤지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점도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북핵+규제'..심리 악화 = 국내에서도 달러 매수 심리를 유지할 요인들이 여전하다.

우선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여기에 이번 주부터는 동해에서는 한ㆍ미 양국이 핵잠수함과 이지스함 등이 참여하는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다. 남북 간 긴장감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외환규제에 대한 경계심도 환시에서 지속적으로 달러 매수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당국은 지난주 외환 및 채권거래세 도입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과도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선물환포지션 일별관리와 포지션 한도 추가 축소,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규제 등도 시장 상황에 따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규제 도입에 대한 경계심은 달러화의 반락 시도마다 저점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유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저 따른 수지 악화 우려↑ = 일본의 급속한 엔저 유도로 우리나라의 대외 수지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강해진 점도 달러화의 상승을 자극할 만한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밝힌 12월 경상흑자 22억달러로 전월 68억달러에 비해 ⅓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월 무역흑자도 8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일평균 수출은 2.5% 증가해 전달 7.5% 증가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지경부는 "일평균수출 증가율의 둔화현상 등을 볼 때 지난 하반기 이후 지속된 원화강세가 점진적으로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로존으로의 자금 이동과 미 국채 금리 상승 등 큰 틀에서 글로벌 자산 재편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대외수지 악화 우려는 원화자산에 대한 매력이 한층 더 경감시킬 수 있다.

다만 달러화가 1,100원선 부근까지 빠르게 레벨을 높인 만큼 수출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 질 수 있다.

역외발 달러 매수세가 심상치 않게 진행되고 있지만, 달러화가 1,100선에 다가서면 수출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물량 출회에 나설 수 있다.

또 장기적은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는 여전한 만큼 해외 중앙은행 등 장기 투자자들의 원화 채권 매수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는 점도 달러화의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 이번주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5일 내놓는 1월 말 외환보유액 외에 지표 발표가 많지 않다. 한은은 7일 1월말 거주자외화예금 통계도 발표한다.

기획재정부는 7일 최근경제동향(그린북) 2월호를 발표한다.

이번주 미국에서도 발표되는 지표가 많지 않다. 4일 12월 공장재 수주가 발표되고, 6일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나온다. 7일에는 12월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지표 발표가 많지 않은 대신 주요 중앙은행 금리 결정이 대기 중이다. 5일에는 호주중앙은행(RBA)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7일에느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결정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최근 유로화 강세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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