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일주일새 2.3조 급증

가계대출 증가세 이끄는 주담대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조원 넘게 증가하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월 말 552조1천526억원에서 이달 25일 557조4천116억원으로 5조2천589억원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관련 홍보물. 2024.7.28 dwise@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이수용 기자 =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내달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막판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계대출 억제 기조 속에 밀착 관리를 지속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주택가격 회복 기대와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주담대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 7일 기준 718조9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는 데, 7월 말 715조7천383억원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2조3천592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5대 은행의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 3월까지 2조원 수준이었지만, 5월과 6월엔 5조원을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7조1천660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주담대 증가세는 심상치 않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규모는 7일 기준 561조1천704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4천203억원 늘어났다.

주담대 또한 지난 5월과 6월 각각 5조3천억원, 5조8천억원씩 증가한 뒤 지난달엔 7조5천947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문제는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앞두고 이달 말 막차 수요가 추가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28일에도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을 앞두고 주담대가 1조원 이상 폭증하기도 했다.

당초 스트레스 DSR 2단계는 지난 7월 적용될 예정이었던 만큼, 이를 앞두고 주담대 대출 수요가 몰렸던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두 달 미뤄지면서 '영끌' 수요도 늘어난 측면이 있다"면서 "주담대를 받으려는 사람 입장에선 이번 달을 마지막 기회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시장금리가 크게 낮아진 점과 계절적 수요, 부동산 매수 심리가 회복된 점 등이 주담대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재차 뛰면서 DSR을 최대한 활용하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에게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가산금리는 실제 금리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높게 적용될수록 대출한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내달 2단계가 시행될 경우 스트레스 금리는 0.75%가 적용된다. 기본 스트레스 금리(1.5%)에 적용되는 가중치가 1단계 25%에서 2단계 50%로 상향된 데 따른 영향이다.

또 2단계 조치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담대까지 포함한다.

향후 은행과 제2금융권 주담대의 경우 차주별 DSR 최대 한도가 변동·혼합·주기형 등에 따라 3~9%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영끌' 가능한 한도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또한 주담대 속도 조절 노력을 진행 중이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최근 주담대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수 차례 상향 조정하면서 대출을 억제하고 있는데, 문제는 벤치마크인 은행채 금리가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더 빠지면서 3% 초반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연기했던 만큼 이달 막차 수요가 몰려 문제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라며 "전날 부동산 공급 대책이 나온 만큼 금융 대책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단은 내달 DSR 2단계 적용 효과를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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