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뢰 크게 저하…금감원 엄정 검사 진행 상황 살펴볼 것"

"동양·ABL생명 인수, 법령대로 결정…특별한 방향성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원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정적 대출 의혹과 관련, "현 경영진의 거취는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당대출과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이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의 반복되는 사고는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사안"이라며 "금융위원장으로서도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금융과 은행 경영진도 이번 부당대출 건에 대해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의 엄정한 검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임 회장과 조 행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여러 얘기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거취 문제에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뢰가 저하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언급한 점으로 미루어 현 경영진의 고의적 보고 은폐 등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금감원은 최근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 관련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우리금융 경영진이 늦어도 올해 3월쯤에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사회와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현 경영진이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방식을 봤을 때 소위 '나눠 먹기' 문화를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우리금융이 최근 발표한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에 대해서도 "당국에 전혀 보고하지 않아 몰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금감원이 정기검사를 1년이나 앞당겨 실시하는 것도 우리종금-한국포스증권 합병 특혜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병환 위원장은 이에 대해 "금감원 정기검사는 그(합병 특혜 의혹) 목적으로 하는 건 아니라고 들었다"면서 "금감원의 인가 심사와 금융위 결정이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충분히 거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금감원에서 먼저 심사하고 이를 토대로 금융위는 법령이 정한 대로 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특별한 방향성을 갖고 있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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