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결과 묻는 질문에 이복현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박경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와 관련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17일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 및 방조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한 검찰의 발표에 대한 이 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검찰은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되는 것을 인지했거나, 주가조작 일당과 사전에 연락한 뒤 시세조종을 위해 주식을 거래했단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검찰의 처분은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한동훈 대표도 검찰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한다고 했는데 원장의 생각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천준호 의원 역시 "주가 조작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초래하는 중대 범죄"라며 "오늘 검찰의 판단은 김 여사의 매도 주문이 우연의 일치였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잇단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이 원장은 즉답을 회피했다.
이 원장은 "(검찰의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할 위치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법원의 판단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훈식 의원은 "입장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금감원장으로서는 입장을 가져야 하는 문제"라며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 1999년 금감원 만들면서 관치금융 시대 끝내고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독립적인 금융 감독을 하자고 출범했는데 금감원의 최초 검사 출신 금감원장으로서, 주가 조작을 수사해 본 경험이 있는 원장으로서 시장의 교란을 어떻게 막아내는 원칙을 세울것인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이 원장은 "시장 교란행위나 투자자의 신뢰를 저해하는 불공정거래에 대해 엄단해야 한다"며 "하지만 (도이치 주가조작은)검찰이 인지 수사 형태로 진행하다보니 증거 관계에 대해 실제로 모른다"고 답했다.
김남근 의원은 한국거래소의 심리 결과 보고서를 금감원이 살펴봤는지의 유무도 추궁했다.
이 원장은 "거래소, 감독원, 증선위, 검찰로 가는 절차가 일반적이지만,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해 심리분석을 거래소에 요구한 경우에는 금감원을 거치지 않는다.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그렇게 해서 금감원으로 자료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정치적 공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이전 정부에서도 끝까지 기소를 하지 못했던 사건이고 보강수사를 통해 오늘 무혐의 결정이 났다"며 "금감원장도 사건 내용을 모르고 수사 기록을 못봤는데 무슨 답을 할 수 있겠느냐. 정치공세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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