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김지연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지)이 12일(현지시간) 역대 최장기록을 갱신하며 43일만에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상원이 지난 10일 정부 셧다운 종식을 위한 중요한 조치인 '지속적 세출 및 연장법' 법안을 60대 40의 표결로 통과시킨 데 이어 미국 하원이 이날 222대 209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안에 최종 서명한 뒤 법안이 즉시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서명 후 "서명을 통해 연방정부는 이제 정상적으로 운영을 재개할 것이며, 행정부와 의회는 국민들의 생활비를 낮추고, 공공 안전을 회복하며, 경제를 성장시키고, 모든 미국인이 미국에서 살기 좋은 환경을 다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셧다운으로 미국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2만편의 비행편이 취소됐다"며 "정부 셧다운의 실질 영향 계산하려면 몇주, 혹은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43일만에 종료된 셧다운…극적 합의
셧다운은 지난 9월30일까지 양당의 대치 속에 임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10월 1일부터 시작됐다.
연방 정부 셧다운은 기한 내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일부 정부 프로그램과 공무원 급여를 위한 재정 지원이 끊기며 정부의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사태다.
양당 간 갈등이 심화하며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극적 합의를 이룬 것은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의 입장 변화 덕분이었다.
셧다운 장기화로 저소득층을 위한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집행과 전국 공항 운영 등이 차질을 빚자 민주당 중도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셧다운 종료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합의한 예산안은 2026 회계연도(내년 9월말까지) 연간 예산안 가운데 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부처 예산안을 추린 3건의 지출 법안과, 내년 1월 30일까지의 임시예산안(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3건의 부처예산안 제외)을 묶은 패키지다.
셧다운 종결 동의를 위한 민주당의 핵심 요구사항인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은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공화당이 셧다운 종료 후 올해 말 만료 예정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 케어) 보조금에 대한 표결을 12월 둘째 주까지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금융시장 불안 대부분 해소 전망…지표 발표 재개·소비 촉진 기대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정부 셧다운이 종식되며 금융시장의 우려도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그간 중단됐던 공식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재개된다.
미국 노동부는 셧다운 개시 이후 경제 통계 산출 관련 업무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노동통계국의 공식 고용지표 발표가 연이어 지연되는 등 '데이터 블랙아웃' 사태도 길어졌다.
백악관은 9월 경제지표가 정부 재개방 직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자신의 X계정에 "10월 지표는 공개되기 어렵지만, 9월 지표는 지연됐음에도 정부 재개방 직후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연방 정부의 셧다운(업무정지)으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월간 고용 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노동통계국은 향후 며칠 내 지연된 경제 지표들의 새 발표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셧다운 장기화는 미국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던 만큼, 소비 심리 개선에도 이번 사태 해결이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기관이 13일부터 재개되면 정직됐던 연방 직원의 급여가 소급돼 지급된다. SNAP 프로그램도 셧다운 종료 후 24시간 이내에 대부분의 주에서 재가동된다.
셧다운은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줬다.
지난달 의회예산국은 "일부 손실은 연방 프로그램 재개와 공무원 체불 임금 지급으로 내년 초까지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셧다운이 미국의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1.5%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산했다.
◇ 금융시장 반응은 제한적
정부 셧다운이 공식화한 이후 금융시장은 미리 재료를 선반영한 탓에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12시 24분 현재 전장보다 0.03% 밀린 154.69엔에,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01% 오른 99.49에 거래됐다.
E-미니 S&P500 지수 선물은 전장보다 0.04%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E-미니 나스닥100 지수는 0.1%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9bp 오른 4.0900%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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