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여전히 투자심리가 위축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한 구두개입에 나선 상황이지만,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지 않을 경우 과연 당국이 실제 액션에 나설지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 전 거래일 국고채 3년물 지표물인 25-4호가 장내에서 2.999%까지 치솟으면서 '빅 피겨'인 3%의 코앞에서 멈춰선 바 있는데, 이날 레벨을 더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음주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경계감은 계속 높을 수밖에 없다.

통상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녹아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금리 인상 우려가 점차 더 반영된다면 3% 레벨을 넘어서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국고채 10년물 금리 흐름도 만만치 않다. 이미 3.3%선까지도 넘어서면서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선은 이날 오전 중 예정된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무난하게 이뤄질지에 이목이 쏠릴 듯하다.

1조6천억원 수준으로 그리 규모가 많지가 않지만, 최근 움츠러든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살펴보고 넘어가려는 심리가 나올 수 있다.

특히 다음 지표물인 25-11호의 선매출의 경우는 수요에 따라 입찰이 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고채 시장뿐 아니라 지난주 경계감을 높였던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등 단기 채권시장의 분위기에도 이번주 내내 민감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우량 단기 채권이 유의미하게 흔들린다면 크레디트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수 있다.

글로벌 분위기 자체도 금리 안정에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지난주 후반 영국의 재정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영국 국채(길트) 금리가 급등했다. 이는 미국 국채 등 글로벌 시장 전반에 약세 압력을 가중했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그간 근로 소득세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이런 방안을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선 공약을 어기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영국 정부의 재정 개선 의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신뢰까지 약화되면서 영국 국채에 대한 투매를 촉발했다.

영국 국채 주요 장기물 금리는 15bp 안팎으로 급등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또 나왔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에너지 콘퍼런스 연설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약간 제약적이라고 본다"면서 "대략 내가 보기에 있어야 할 수준이다"고 말했다.

슈미드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갖고 있으며, 지난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같은 행사에서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은 총재는 "12월 회의를 생각해보면 인플레이션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거나 고용시장이 지금의 점진적 냉각을 넘어 뚜렷하게 둔화하지 않는 이상 또 한 번의 금리인하를 지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로건 총재는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으며 내년에 투표권을 갖게 된다.

최근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연준 인사들이 12월 인하에 신중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주에도 연준 인사들의 공개발언이 대거 예정돼 있어, 이를 반영한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 영향력이 높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우리시간으로 오는 18일 새벽 공개연설에 나서는데, 12월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주말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고기, 커피, 토마토, 바나나, 파인애플 등 특정 농산물을 상호관세에서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 지방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고물가가 지목되는 상황에서, 미국인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7bp 오른 3.6100%, 10년물 금리는 2.9bp 오른 4.1500%를 나타냈다.

오전 중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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