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말로 접어들었음에도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외환당국의 연말 종가 관리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6일 연말 종가관리와 관련해 유로-달러 추세 형성, 1,160원대 레벨 방어 필요성, 유럽리스크 전망 등이 고려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달러 트렌드 형성 여부 =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전일 1.30달러 밑으로 떨어진 바 있는 유로-달러 환율이다.

자칫 아래쪽으로 추세가 형성될 경우 달러-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기때문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유로-달러 환율 하락 추세가 굳어지면 외환당국이 달러화 상승에 제동을 걸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160원대에서도 당국의 매도 개입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유로화가 1.30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추세 형성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초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 강등 이슈가 불거지면 유로화도 1.20달러대에서 하향 트렌드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달러화 상승을 막을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160원대 저항선 형성 필요성 = 달러화 1,160원대가 외환당국의 연말 종가 관리에 있어 의미있는 레벨인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할 것으로 환시참가자들은 예상했다.

달러화 레벨 1,160원대 안착 가능성을 확인한 상황에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이벤트가 나올 경우 고점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 당국이 1,160원대에서 속도조절에 나서지 않는다면 자칫 연말 종가가 1,180원대에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 물가 압력은 완화됐으나 연말 종가가 1,180원 근처 레벨이라면 수출입 기업들은 내년 운용 계획을 세울 때 목표 환율 1,200원대를 고려해야 할 형편이다.

B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당국이 1,163원 부근에서 속도 조절을 하지 않았다면 달러화는 1,165.00원 저항선을 뚫고 추가 상승했을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외환당국과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듯하다"고 말했다.

▲내년초 유럽 상황도 관건 = 유럽연합(EU)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유럽에 대한 기대감은 급격히 희석되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정책금리를 현행 1.25%에서 1.0%로 인하함으로써 추가로 금리 카드를 쓸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태다.

유럽 상황의 개선 속도도 상당히 더디다. 신용등급 우려가 이어지고 있고, 유로화가 맥을 못추면서 유로화 매수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LTRO) 만기 연장 조치에도 유럽 은행들은 이를 이용한 유로존 국채 매입에는 부정적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유럽 상황이 내년초 악화된다면 외환당국이 연말 종가를 1,150원 부근으로 관리하더라도 달러화 급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C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화가 지난 10월 연고점인 1,208.20원에서 1,100원선까지 조정을 받은 후 다시금 올라오는 상황"이라며 "유럽 상황이 악화되고 유로, 주식이 하락할 경우 개입으로 레벨이 낮아지면 매수하려는 세력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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