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글로벌 외환시장이 이미 큰 폭으로 절상된 스위스프랑화를 여전히 주목하는 세 가지 이유는 ▲ 유로존 재정우려 지속 ▲ 스위스중앙은행(SNB) 총재 발언 ▲ 글로벌달러 약세 전망 때문이다.

14일 스위스프랑화는 유로화에 장중 한때 1.1484스위스프랑까지, 달러화에 대해선 0.8077스위스프랑까지 각각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 대비 스위스프랑화는 올해 들어서만 8.4% 절상했다.

스위스프랑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는 잇따른 유로존 재정 위기로 확산한 위험회피심리에 있다.

시몬 데릭 뱅크오브뉴욕멜론은행(BNY) 외환 담당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럽 재정 이슈가 처음 불거진 작년 1월 이후 관련 재료들이 잔인할 만큼 계속 나오고 있다"며 "유로존 위기가 커질 때마다 유로-스위스프랑은 항상 최대폭으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뉴욕 은행권의 한 딜러는 "스위스프랑이 그리스와 같은 유로존 주변국에서 빠져나오는 자금 움직임에 수혜를 입었다"며 "유로존 우려로 신뢰할 만한 통화는 단연 스위스프랑화"라고 진단했다.

두 번째 이유는 SNB의 환시개입 리스크가 줄었기 때문이다.

필리프 힐데 브란트 SNB 총재는 지난 10일 스위스 일간 존탁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스위스의 물가 안정성이 위협을 받고 있지 않다"며 "스위스프랑화 강세를 막으려는 조치를 단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토머스 조던 SNB 부총재는 전날 취리히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중앙은행은 유로-스위스프랑화 움직임을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 개입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유럽 대형 은행권의 한 딜러는 "SNB의 환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리스 우려가 극에 달했던 지난 5월 SNB가 대규모로 유로화 개입에 나선 이후에는 물가안정 목적 이외엔 어떤 조치도 주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스위스프랑화·엔화와 더불어 안전통화로 꼽히는 달러화 전망이 흐려지면서 스위스프랑화에 대한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가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데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이 부채 상향 한도에 실패하면 최고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 영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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