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거래 36→26, 사이버거래 7→6, 인덱스거래 18→15로 변경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국민연금이 내년부터 국내 주식 거래증권사를 줄이기로 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거래증권사 선정 제외와 리서치 인력 감축 우려 등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 상반기 국내주식 일반거래 증권사 수를 26개사로 10곳 축소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주식 일반거래 증권사는 36곳이다.

사이버거래는 기존 7개사에서 6개사로, 인덱스 거래는 기존 18개사에서 15개사로 각각 1개, 3개사만큼 줄인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평가 기준이 변경돼서 변경 사항을 해당사에 공지했다"며 "세부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지난주쯤 공지가 나갔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담당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주께 평가 기준과 거래사 축소 확정 내용이 적힌 내용을 메일로 전달했다. 앞서 지난달에 안내했던 거래증권사 축소 관련 내용에서 확정된 공지가 나간 것이다.

국민연금은 오는 6월 1일부터 선정 관련 평가를 실시해 올해 12월 최종적으로 내년 상반기 거래증권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주식 투자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해당 자금은 선정된 26곳의 거래증권사를 통해서만 매매 주문이 이뤄진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주식을 140조3천억원가량 운용하고 있다. 전체 비중의 14.7%로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4조5천억원 정도 늘어났다.

◇리서치 인력 충원 힘들어 격무도…"해체할 곳도 나올 것"

일정 수준 이상 규모를 갖추고 리서치센터 등이 있는 일반거래 증권사는 10곳이 줄면서 특히 중소형 증권사 간에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국민연금에 대형사가 선정된 후 중소형사가 나눠 갖는 구조였는데, 10곳이 줄면 경쟁이 박 터질 것 같아 걱정이다"며 "올해 하반기 중소형사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인력을 줄이고 있어 리서치센터도 인력난을 겪을 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61개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3만9천119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515명 감소했다.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 이후 기업금융(IB) 내 부서가 해체되는가 하면 IB 인력이 줄어들기도 했다. 이에 몇몇 리서치센터는 인력 충원이 필요해도 경영 방침상 추가 채용을 하지 못해 격무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중소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금도 IB 인원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리서치센터에서도 인원 충원이 쉽지 않다"며 "오히려 대형사 위주로 스카우트해 가는 움직임도 있어 격무가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00점 만점의 평가 기준 중 10점을 차지하는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관련 정량 평가 항목이 대형사에 유리해 걱정이 앞선다는 목소리도 크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내부 ESG에 관한 요소도 평가 요소라 관련 복지 등을 신설하는 곳도 있다"며 "신설할 필요 없이 ESG 요소를 갖춘 대형사가 유리해 중소형사가 더 긴장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서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곳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승부가 안되니 그냥 포기하자며 리서치센터를 없애는 경영방침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거래증권사 축소와 ESG 평가 강화 등은 지난해 수익률 하락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주식 부문에서 금액가중 수익률 기준 22.76%의 하락을 겪었다. 올해 1분기에는 12.42% 상승해 벤치마크(BM) 대비 5bp 이상의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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